한국산 화장품의 유통과정에서 도매와 소매간의 갈등도 크다. 소매상은 도매쪽에 불만이 많은 반면 도매는 나름의 애로를 호소한다. 화장품 소매업소들이 도매업계에 갖는 불만은 크게 두 가지다.
도매라면서 소매를 겸업하는가 하면 바로 옆집에도 나란히 같은 화장품을 넣어주는 바람에 도대체 장사를 못하겠다는 것이다. 유통의 금기사항인 도소매 겸업은 유통질서를 흐리면서 소매라인을 위축시켰다는 것이고, 무분별 납품은 대리점간의 지나친 경쟁만 불렀다는 지적이다.
시세이도, 갤랑, 불가리 등 3개 화장품의 판권을 갖고 있는 ‘로데오 화장품’ 송영숙씨는 “외국산 화장품 회사가 업주의 능력, 대리점 간 거리 등을 꼼꼼히 따져 판권을 주는데 비해 한국산 화장품은 바로 두 대리점이 붙어 있어도 같은 물건을 넣는 식”이라며 “벌써 2년 전부터 항의했으나 무반응”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총판 도매업자들은 본사가 요구하는 매출액 맞추랴, 대리점 눈치보랴, 지사와 경쟁하랴 어려움이 많다는 입장이다.
마진이 박해 소매로 전향했다는 ‘쥬단학’의 대니 리씨는 “매출 실적에 쫓기다 보면 거래처를 고를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10년 이상 ‘나드리’ 도매를 해오다 5년 전 소매도 시작한 ‘팔레스 뷰티’의 신디 조 대표도 “솔직히 도매만 해서는 살아남기 힘들고, 대리점 눈치보기에도 지쳐 겸업을 결심했다”고 한다.
‘LG드봉’ 미주지사의 이희곤 매니저는 “한때 소매업소를 한정해 납품하기도 했으나, 일부 업소가 ‘우리 덕에 물건판다’는 식으로 배짱을 부려 애를 먹었다”고 털어 놓았다.
한편 타 화장품회사의 지사와의 경쟁을 가장 큰 애로점으로 꼽는 ‘코리아나’의 총판 기호열 대표는 “1박스 팔면 2박스 프로모션인 지사들의 무차별 덤핑을 어떻게 감당하겠느냐”고 반문한다.
지사측 입장은 또 다르다. ‘아모레’ 미주지사 앤드류 조씨는 “지사가 본사에서 물건 사오는 가격이 총판 보다 오히려 비싸다”며 “총판이 힘든 것은 장기적으로 브랜드파워를 키우기 보다 판매 실적에만 급급하기 때문이 아닌가”라고도 했다.
<김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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