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하나 (3)
▶ ’조국사랑’ 아래 "뭉칠수 있다" 확인
’우리는 하나였다’
2세들에게 조국애를 일깨우고 ‘코리아’의 위상을 한껏 높인 이번 월드컵 신화는 한인사회에 우리도 하나로 뭉칠 수 있음을 스스로 깨닫게 한 중대한 사건이었다.
월드컵 기간 내내 미주 한인사회에서도 우렁차게 울려 퍼진 ‘대∼한민국’의 함성은 한인들을 최고의 일체감으로 묶는 마력을 발휘했다.
이 함성 아래 모인 한인들은 1세와 2세, 남과 여, 어른과 아이가 따로 없었다. 세대와 신분의 차이를 훌쩍 뛰어넘어 온통 한마음이었다.
한국팀 경기가 있을 때마다 미국내 각지에서 열린 합동 응원장에는 젊은이들 뿐 아니라 주부와 할머니도, 평소 축구에 전혀 관심 없던 사람들까지도 붉은 옷을 입고 태극기를 들고 오로지 조국의 선전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모여 열띤 응원을 펼쳤다.
태극전사들이 그라운드에서 벌이는 감격의 드라마가 계속되면서 한인사회의 ‘붉은 물결’은 마른 들판에 번지는 불길처럼 확산됐다. 월드컵 드라마가 절정에 달한 스페인전과 독일전 때에는 무려 1만명 가까운 한인들이 한자리에 집결해 ‘붉은 물결’을 이루는 장관을 연출했다.
한인들이 이처럼 대규모로 모여 하나로 결집된 모습을 보인 것은 4·29 폭동 평화대행진 이후 처음이었다. 10년전 그것이 비극을 극복하려는 몸부림이었다면 이번의 ‘붉은 하나됨’은 온 한인들이 한마음으로 만들어낸 ‘축제’였다.
한인들은 거리에서 붉은색 옷을 보기만 해도 마음이 따뜻해졌고 ‘대∼한민국’과 ‘오! 필승 코리아’를 듣고 외칠 때마다 코끝이 찡하고 가슴 깊은 곳에서 울컥 치미는 전율을 느꼈다.
여권 표지에서나 볼 수 있던 ‘대한민국’이라는 국호가 이처럼 한인들을 하나로 끌어들이는 강한 자력을 발휘하리라고는 월드컵 이전에는 그 누구도 생각지 못했다. 그동안 잊고 살았던 조국사랑과 끈끈한 동족애가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하나의 함성으로 분출되며 결집의 동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이같은 한인들의 결집력은 어린 학생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겨 에퀴터블 독일전 응원행사장에 나온 중학생 백수련(14·LA)양은 "미국에서 한인들이 이렇게 단합하는 모습이 너무 자랑스럽다"며 "한인들의 이런 모습은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 100주년을 맞는 한인사회는 이번 월드컵을 통해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는 평가다. 한인 관계자들은 "이번 월드컵에서 나타난 결속력을 발판으로 한인사회가 세대와 집단의 구분을 넘어서는 새로운 차원의 도약을 이루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종하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