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찜통더위도 변수
▶ 9일밤 한미전 관전포인트
<서울-정태수 특파원>선 굵은 파워축구를 구사하는 폴란드를 다름아닌 파워를 찍어누르고 월드컵 본선데뷔 48년만에 첫승의 한을 푼 한국, 우승후보 포르투갈을 침몰시키고 비기기만 해도 만족이라던 소망을 몇곱절 초과달성한 미국. 하루 앞으로 다가온 한-미전은 첫승 넘어 16강으로 향하는 분
수령에서 벌어지는 일전으로 양팀 모두 전력의 100%를 쏟아부어 승리로 이끌고 3차전을 편한 마음으로 치르겠다는 결의에 차 있다. 한국과 미국의 대구전투 관전포인트를 짚어본다.
▶찜통축구에 누가 더 셀까.(후반을 지배하는 체력)
예상기온 섭씨 35∼36도, 체감기온 45∼50도, 습도 80% 이상. 무덥기로 소문난 대구분지 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질 한-미전은 그야말로 숨막히는 찜통더위를 예고하고 있다. 평상시 실력보다는 체력전이 될 가능성이 그만큼 높은 것이다. 이와 관련해 거스 히딩크 감독은 미-포르투갈전을 지켜본 뒤 "한-미전은 날씨때문에 양상이 달라질 수밖에 없고 우리는 체력적으로 잘 준비돼 있다"고 자신했다. 미국의 브루스 아레나 감독도 "무더위 때문에 양팀 모두 힘겨운 승부가 될 것"이라면서도 "우리가 체력에 문제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장담했다. 미국캠프는 특히올해 1월 골드컵 개막전에서 한국에 2대1로 승리했고 아무 준비없이 뛴 지난해 12월9일 비가 내리는 가운데 벌어진 서귀포평가전에서도 비록 0대1로 졌지만 후반에는 오히려 체력적으로 우세를 보이며 주도권을 쥐었다는 점을 은근히 과시하고
있다.
▶설바우두(설기현)의 왼발 vs. 맥헤드(브라이언 맥브라이드)의 머리
폴란드전 선제결승골 주인공 황선홍이 부상에서 헤어나지 못해 끝내 미국전을 거를 경우 설기현(왼발의 달인 히바우두와 합성해 붙여진 별명)이 공격첨병으로 나설 게 유력하고 미국은 포르투갈전과 마찬가지로 맥브라이드(헤딩력이 좋아 붙여진 별명)를 최전방에 포진시켜 고공폭격을 시도한다. 설바우두는은 골도 골이지만왕성한 체력으로 상대문전을 쉴새없이 흔들어 동료에게 기회를 열어주는 임무를 받게 되고 맥헤드는 배구선수 출신다운 고공점프력을 무기로 직접 헤딩슛을 노리거나 여의치 않을 경우 주변에 포진된 2선 공격수들에게 볼을 떨궈주는 역할을 맡게 된다.
▶김남일의 방패 vs. 레이나의 창
설-맥 대결이 골을 만드는 마지막 공정에서의 경쟁이라면 한국의 족쇄맨 김남일(수비형 미드필더)과 미국의 플레이메이커 클라디오 레이나의 대결은 게임의 주도권에 직결된다. 김남일이 폴란드전에서 최전방 골게터 에마누엘 올리사데베에 이르는 관문격인 라도스와프 카우주니를 철저하게 봉쇄함으로써 올리사데베를 유휴인력으로 만들어버린 것과 같이 미국공격의 발원지인 레이나를 틀어막으면 의외로한국은 쉽게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다. 그러나 잉글랜드 등 유럽무대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레이나는 수비수 한두명을 간단히 따돌리는 드리블 능력과 예리한 패싱력·슈팅력을 고루 갖춘데다 막힐 경우 랜던 다나븐이나 잔 오브라이언 등에게 순간순간 플레이메이킹 역할을 맡기고 수비형 미드필더로 물러나거나 아예포워드진에 합류 마지막 터치를 노리는 변화무쌍 플레이어다.
▶작은 쌍포 vs. 작은 쌍포
한국이 원톱 설기현(황선홍 결장 경우)을 중심으로 ‘작고 빠르고 젊은’ 이천수-박지성을 삼각편대로 묶는다면 미국 역시 ‘작고 빠르고 젊은’ 다마커스 비슬리-랜던다나븐이 최전방 맥브라이드와 클린트 매시를 엄호하는 역할을 맡을 공산이 크다.이들 작은 쌍포 2개조는 원톱 또는 투톱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는 게 주임무이긴 하지만 언제든 직접 골을 터뜨릴 폭발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도 닮은꼴이다.
또 공교롭게도 이들의 침투를 저지할 최종 수비라인은 양팀 모두 30대 노장 중심으로 편성돼 있어 ‘뚫으려는 새파란 젊은이들’과 ‘막으려는 지긋한 고참들’의 신·구 공방전이 90분 내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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