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진화됐다는 영장류에 속하면서도 하등 동물인 조류가 부러워지는 이유는 새들이 날개를 쫙 펴고 멋지게 하늘을 날 줄 안다는 데 있다. 먹이 찾아 헤매는 것이 삶의 목적인 줄 착각하는 동료들 사이에서 고고하게 더 높이 비상하기를 소망했던 갈매기 조나단. 존재의 궁극적 목적인 자유를 온 몸으로 느끼고 싶어하던 인류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인 중력의 법칙으로부터도 자유롭고자 했다.
새처럼 자유롭게 하늘을 날며 높은 곳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싶다는 소망은 레오나르도 다빈치, 라이트 형제, 어린 왕자의 작가인 쌩 덱쥐베리 등 깨어있는 의식을 지닌 인류의 공통된 꿈이 아니었을까.
니콜라스 정(40·요리사)씨가 스카이다이빙을 시작한 것 역시 아주 어린 시절부터 가슴 속 한 구석에 간직해 온 소망 때문이었다. 2년 전 처음으로 낙하산을 메고 하늘에서 뛰어 내렸을 때의 그 짜릿하고 아찔했던 전율을 그는 지금 이 순간까지도 기억하고 있다. 스스로 망망대해에 몸을 던지는 것 같은 두려움이 가시고 나면 마치 꿈을 꾸듯 흰 구름이 되어 하늘에 둥실 떠있는 기분이 된다.
그가 스카이다이빙을 하기 위해 주말마다 자주 찾는 곳은 엘시노어 호수 인근. 경비행기를 타고 13,000피트 상공으로 올라가 약 4,000피트 상에서 낙하산을 메고 떨어진다. 올라가는 데 약 10분이 걸리지만 낙하하는 것은 50초. 처음에는 50초가 1초보다 짧게 느껴졌는데 실력이 늘수록 점점 매 순간의 비상을 즐기게 된다.
갈매기 조나단의 작가 리처드 바크의 표현대로 그에게 있어 속도는 힘이요, 기쁨이며 순전한 아름다움이다.
가글과 헬멧으로 중무장을 한 그가 비행기에서 뛰어내리며 팔을 앞으로 편 모습이 때론 배트맨처럼, 때론 수퍼맨처럼 멋져 보인다.
스카이다이버. 수영장에서 다이빙하기도 겁나는 판에 공수부대 훈련받는 것도 아니고 왜 돈 들여 시간 들여가며 그 위험한 행위를 하는 것일까. 사고 위험에 대한 질문에 그는 스카이다이빙만큼 안전 제일 위주의 교육 시스템을 갖춘 레포츠도 흔치 않다고 응답한다.
스카이다이버가 되려면 10회 교육, 20회 점프를 마친 뒤 시험을 봐서 합격해야 한다. 면허 따는데 드는 비용은 약 1,600달러 정도.
“가장 높이 나는 새가 가장 멀리 본다.” 하늘 위에 올라가 사는 모습을 관조하다 보면 존재의 진면목이 보이는 법. 일주일에 한 번 하늘로 떠나는 여행의 순간이 그토록 기다려지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이다.
<박지윤 객원기자>jy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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