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들을 믿으라구요? 믿는 나무에 발등 찍히면 어쩔려구요? 저 나이에 뭘 압니까?"
졸업시즌이 오면 많은 자녀들이 집 떠날 준비를 한다. 부모들에게는 대학가는 자녀들이 몹시 불안해 보인다.
아직도 철딱서니에 천방지축으로만 보인다.
그래서 하나부터 열까지 잔소리를 퍼붓는다. 심지어는 기숙사밖에 짐을 풀면서도 잔소리가 이어진다. 오죽하면 북가주에 거주하는 아이들이 버클리 입학허가를 마다하고 UCLA로 떠날까?
조금이라도 멀리 떨어져 있으면 매일 매일의 잔소리는 면할 수 있으리라는 얄팍한 기대감에서 나오는 행동이다. 이민1세 부모들은 이민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 삼십여년이 흘렀건만 그때나 지금이나 자녀들에 대한 태도는 변한게 없다. 요즘 아이들은 삼십여년전 아이들과는 달라도 많이 다르다. 훨씬 조숙하고 아는 것도 많다. 최소한 부모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는 상당히 앞서가고 있다. 심할 경우엔 오히려 부모들의 행동이나 말들이 유치하고 한심해 보여도 부모라는 타이틀 하나로 그들은 민망하게 만들지 않는다. 비록 한국부모들 밑에서 자란 그들이지만 미국이 그들의 나라다. 어려서부터 미국 문화 속에서 자라는 그들이다. 그런 아이들을 이민1세의 잣대로 판단하고 내생각대로 안 된다고 잔소리만 퍼부으면 먹혀들지가 않는다. 겉으로는 듣는 척 하겠지만 속마음은 딴 곳에 가있다. 아이들을 믿어보시라. 아이들 마음속엔 어른들이 들어앉아 있기도 한다.
아이들에게 안 된다 "하지 말아라"등 네거티브로 대하는 대신 "그래라, 네 소신껏 해봐라"등 퍼지티브한 태도로 대하시라. 그들은 더 신중히 자신들의 행동을 결정할 것이며 부모들이 믿어줄수록 성숙해 가는 속도가 빨라진다. 대학엘 보내놓고도 매주 전화로 밥은 제때에 먹느냐, 빨래는 제대로 하느냐? 공부는 열심히 하느냐? 등등 아이들이 듣기 싫어하는 것만을 골라 잔소리를 해대면 이건 부모자식간의 유대강화가 아닌 관계악화만을 부채질할 따름이다.
아이들은 부모들이 자신들을 믿어주면 세상에 제일 든든한 위안이 된다. 부모조차 자신들을 안 믿어주면 그들은 비빌 언덕이 없어지는 셈이다. 부모들이 전적으로 믿어주는 아이들은 매사에 자신감이 생긴다.
그들이 나아가고 싶다는 길을 전적으로 믿고 밀어주면 그들은 성공한다. 그따위 전공을 했다가는 "밥굻기 딱좋다느니 우리집안도 망했다느니" 해가며 고리타분한 잔소리만 쏟아 부으면 자칫 아이들은 샛길로 빠질 우려도 없지 않다. 듣기 좋은 꽃노래도 너무 반복되면 지겨워지는 법인데 하물며 씨알도 먹히지 않는 잔소리가 반복에 반복을 해 가면 결과는 너무 뻔하다.
"잔소리를 퍼부어도 제대로 사람이 되어갈지 모르는 판에 내버려 두었다가 사람 망치면 그 책임은 누가 집니까? 아무리 미국 땅이라도 그렇게는 못해요. 암 못하고 말고"
이렇게 철두철미하게 석기시대 동굴에서 빠져나오길 한사코 거부하는 부모들이 아직도 있다는 사실이 우리 청소년들을 슬프게 한다. 당신의 자식들을 친구로 대하시라. 그러면 그들은 마음을 활짝 열고 다가온다. 글쎄 아직도 철부지 같던 그들이 나보다 앞선 생각을 가진 성인으로 다가오는 모습을 보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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