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주간 본국의 신문을 도배한 기사는 김대중 대통령의 세아들이 이권개입등과 관련 거액의 돈을 받고 청탁에 개입한 의혹이 있다는 내용들이었다. 이같은 현직 대통령의 세아들 이야기는 한국에서뿐만 아니라 이곳에서도 화제여서 김대통령의 셋째아들이 머물고 있는 로스앤젤레스 지역의 한국신문을 비롯한 미주의 한국신문들도 홍걸씨의 저택사진과 구입배경등이 연일 1면 기사로 소개되었다.
이같은 기사를 읽은 많은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어쩌면 5년전 김영삼 당시 대통령의 아들인 현철씨의 전철을 똑같이 밟을 수 있는가"하고 탄식을 하고 있다. 거기에 더해 5년전 1명이던 대통령 자녀의 비리가 이번에는 3명으로 늘어났고 자녀외에 처조카, 처남들까지 합치면 의혹을 받는 대상이 열손가락으로 꼽아도 모자랄 지경에 이르렀다.
이같은 대통령 친인척의 비리는 왜 초기에는 알려지지 않는 것일까. 왜 임기말이 되어야 이같은 의혹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게 되는 것인가. 초기에 비리사실이 알려졌다면 이른바 ‘해먹을 것 다해먹고 챙길 것 다챙기기’전에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요즘 한국에서는 사극열풍이 불고 있다는 기사를 접했다. 수년전 용의눈물이 히트를 친후 요사이에는 ‘여인천하’ ‘명성황후’등이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다. 같은 사극임에도 불구하고 최인호씨의 소설을 극으로 꾸민 ‘상도’는 일부 시청자들에게서만 사랑을 받으며 ‘여인천하’등에 밀렸다고 한다.
’상도’는 조선시대 하층신분인 한 장사꾼이 이문을 남기기 보다는 사람을 남기라는 말을 가슴에 새기면서 한평생 살아가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빠른 전개와 무엇인가 느낌을 주어서 재미있게 본 기억이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현재의 정치상황과 흡사한 ‘여인천하’와 같은 궁중암투를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끼고 있는지도 모른다.
오늘 한 영화사가 김대중 대통령의 목소리를 흉내내 광고를 만들었다가 심의에 걸려 방송을 못하게 되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미국은 언론의 자유가 헌법에 보장된 나라라고는 하지만 대통령을 코미디의 대상으로 삼아 많은 사람들을 웃기면서 가끔씩 한국적 사고를 가진 사람으로서는 당혹스러울 정도로 강도가 높을때가 종종있다. 그러나 이같은 표현이 지적을 당하지도 않을 뿐 아니라 또 그렇다고 국민들이 대통령을 우습게 생각하지도 않는다.
클린턴 대통령 시절 대통령 측근이 사적으로 정부소유 비행기를 탔다는 이유로 사임을 해야 한 적이 있다. 또 부시 대통령의 두딸이 미성년 음주혐의로 체포되기도 했었다. 식당의 종업원이 대통령의 딸을 신고하고 말단 경찰이 대통령의 딸을 체포한다는 것...한국에서는 상상할 수 조차 없는 일이다.
미국에 살다보면 세계의 경찰행세를 하며 남의 나라 일에 ‘감나와라 대추 나와라’ 하는 미국의 태도를 보는 것이 정서적으로 맞지 않기도 하지만 요즘 본국에서 연일 벌어지고 또 밝혀지는 추태를 보노라면 그래도 미국에 사는 것이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내가 열심히 일해 일한 만큼 돌아오고 내 피땀이 정권을 쥔 사람들의 배를 불려주지는 않으니 말이다.
한국에서 산다고 하는 사람들이 기를 쓰고 미국등 외국으로 이민을 가려는 것이 단지 자녀들의 교육 때문만은 아닌 듯 싶다. 비록 공부하러 왔다가 주저앉아 살고 있지만 가고싶어 안달이 날 정도로 살기좋은 나라가 된 조국을 보고싶은 것은 너무 큰 욕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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