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롭다는 표현말고는 적절한 표현이 없는 아이를 키우는 작업이 요즘은 놀라움으로 전이되고 있다. 엄마라는 사람을 냄새로 알고 눈으로 도장을 찍어낸 후 나와 아들이 이세상에서 함께 호흡을 하면서 두 몸이면서도 한 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배가 고프면 아이도 배가 고프다. 내가 졸리면 아이도 졸리다. 아무리 흩어 봐도 연결되어 있는 신경줄기가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아들과 나의 아우라는 분명히 연결이 되어있는 것 같다. 그런 아들이 나에게서 독립을 서서히 시작해 가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적어도 자율신경계가 아닌 다음에야 나의 생각이 아들의 행동과 생각을 같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제 내 아들은 내가 어떤 요구를 하거나 부탁을 할 때 나와는 생각이 다르니 엄마가 포기를 하라는 표현을 한다. 뭔가 골똘히 생각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생각을 할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눈동자를 돌리며 뭔가 생각을 하면 결정을 하고 행동에 옯기기도 하고 그냥 웃기만 할 때도 있다. 이러면 모르겠지 하면서 아들을 눈속임으로 내가 먹이고 싶은 것은 잘게 부숴 밥에 섞어 먹이기도 하고 뭔가 달라고 하면 엉뚱한 다른 제안을 해서 아들을 내가 원하는 다른 것으로 주위를 돌리기도 해왔는데, 이제는 자신이 결정을 한 것에 내가 따라 주기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먹은 과자 봉지를 쓰레기통에 버리라고 하면 버리고 오던 것이 신기해 자꾸 뭔가를 주어서 심부름을 시키곤 했는데, 이제는 "안 해" 혹은 "싫어" 라는 표현과 함께 엄마가 하라는 의사표현을 한다. 당연히 엄마가 안아주면 좋아할 거라 푹 믿고 있었는데, 이제는 내가 "엄마 안아줄래?" 하고 부탁을 해도 "아니야 엄마 혼자 있어" 라고 딱 잘라 말을 해버린다. 아들에게 엄마말고도 또 다른 원하는 것이 이것저것 생기면서 아들이 원하는 또 다른 생각을 읽으려 노력하는 정도가 점점 더해간다. 성인이 되면 정신적 독립을 해주어야지 라고 나는 마음속으로 다짐을 하곤 있었지만 두 돌이 되면서, 의사표현을 시작하면서 바로 독립을 차차 해나가게 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었다. 내가 그 아들의 마음을 지금부터 라도 이해하고 인정을 하지 않게 된다면 아들이 성인이 되어서도 물가에 내놓은 아기처럼 전전긍긍 하게 될 것이고 모자간의 돈독한 관계가 위험수위를 넘나들 수 도 있게 될 까봐 염려가 되어서 인가...
나의 아들은 두 돌이 갓 지나면서 나에게 작은 혁명이 이미 시작되었음을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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