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 외양간이 하나 있다면 어떨까? 아마 지저분한 환경과 냄새를 먼저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외양간이 있으므로 고기, 치즈, 버터 등, 얻는 것이 많게 된다. 또 집에서 손님을 대접하게 되거나 잔치를 하면 조금의 스트레스는 있지만 그로 인해 집안이 깨끗하게 치워진다. 그리고 먹을 음식도 넉넉하게 되고 집주인은 점점 더욱 부지런해진다. 이곳 미국에서는 강아지나 고양이를 집에서 많이 기르는데 우리 아이들도 참으로 애타게 원하는 일이다. 그들의 정서에 동물이 참으로 좋은 것을 알면서도 식구가 모자라 강아지까지, 또는 비가 오면 비린 냄새가 날까봐, 그리고 털이 여기저기 날릴까봐 쉽게 결정을 못하고 살았다. 사랑을 주고받아야 할 우리 아이들이 비디오나 컴퓨터에 더 정신이 팔려서 사는 것이 어느 정도 나의 선택의 대가는 아닌지...

남편이 어머니랑 살아 보자고 부탁했을 때 나는 분명 거절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나는 당분간 어머니와 살기로 선택했다. 한 식구가 늘면서 모든 식구들이 양보해야하는 일, 치매 병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실생활에 늘 적용되어야 했다. 나를 포함한 모든 식구들은 매일 자신을 부인하는 훈련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우리가 미리 생각지 못했던 좋은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도 한 두 시간 주무시던 어머니가 일곱 시간을 주무시기 시작했고, 화장실도 한시간 정도는 안 가실 때도 많아지기 시작했다. 자기 자신만을 알던 아이들도 이제는 할머니를 먼저 챙기는 여유가 생겼다. 또 나는 도와주시는 집사님이 집에 계시니 가끔 남편과 단둘이 데이트도 나갈 수 있게 되었다. 이 좋은 일들 중에 가장 큰 축복은 내가 남편의 어머니를 좀더 사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축복의 비밀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나는 연약하고 부족하지만 나를 만드시고 이 세상 만물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선한 뜻을 믿으며 내가 선택한 일에 감사하며 열심히 사는 것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