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연옥씨, 식구들 잠든후 차고에서 혼자 첼로 연습
“1997년 근무하던 주정부 산하 루터런 소셜 서비스가 파산했어요. 다음 직장을 찾을 때까지 임금의 80%를 받을지, 2년간 대학 등록금을 지원받을지 고민하다가 대학을 선택했어요.”
김연옥(36)씨는 실업수당 덕분에 만학의 기회를 잡았다. 모처럼만에 붙잡게 된 절호의 기회이기에 탐탁지 않게 보는 시선에도 아랑곳않고 학업에 매진, 4.0 만점에 학점이 3.9이상인 학생들에게 수여되는 빌라 콤 라데 금메달을 받으며 2001년 겨울 노스이스턴 일리노이대학교 음대를 졸업했다. 주변에서는 ‘남편의 비즈니스를 도울 일이지’하며 안됐다는 듯이 바라보기도 했으나 남편(김정태)은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며 주말이면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 하루종일 놀다오는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한창 자라는 아들이 있었던 김씨에게 만학이 결코 쉬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그렇듯이 집에서는 주부로서 가정일을 돌보아야 하잖아요. 식구들이 잠든 밤 11시부터 차고에서 첼로를 연습하며 공부했어요.” 바쁜 시간을 쪼개어 쓰는데 익숙해져 갈 때쯤 둘째 아이를 임신했으나 김씨의 만학열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았다. 가장 김씨를 힘들게 했던 것은 학교, 집, 데이케어 센터까지 하루에 왕복 1백마일을 운전하는 것이었다.
“너무 욕심을 부렸나봐요. 매일 피곤한 시간을 보내다보니 둘째 아들이 8개월만에 세상밖으로 나왔지 뭐에요. 팔삭동이여서 다른 애들보다 조금 작아요. 대학원을 진학할 생각인데 둘째한테 너무 미안해서 먼저 1년정도 엄마 노릇을 하려고 쉬고 있어요.” 그는 다시 기회가 주어져도 공부를 했을 거라고 했다. 공부하는 동안 미국을 새롭게 배운 것 같다는 그는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주부들에게 “늦지 않았어요”라며 주저말고 공부할 것을 권유했다.
이정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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