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중국 베이징주재 스페인 대사관에 진입했던 탈북자 25명 전원이 필리핀 마닐라를 거쳐 18일 서울로 들어간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북이 고향인 LA거주 실향민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면서 혹시 그중에 가족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본보에 전화를 걸어 이들의 명단을 문의하는 등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탈북자 대사관 진입사실이 알려진 뒤 시시각각 들려오는 신병처리 향배에 귀를 기울였던 실향민들은 사건발생 27시간만에 중국정부가 전격적으로 이들에 대해 제3국 추방을 통한 한국인도 방침을 결정하고 마닐라행 비행기에 탑승시켰다는 속보가 나오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또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국경을 넘어 중국 베이징까지와 일을 성사시킨 것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한 실향민은 "중국정부가 장길수군 가족에 이어 25명이라는 많은 탈북자를 북한으로 되돌려 보내지 않은 것은 인도적 차원에서 매우 합당한 조치"라고 높이 평가하면서도 "중국이나 북한의 감시와 통제가 훨씬 강화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나 이를 지켜보던 일부 실향민들은 반세기가 넘도록 생사조차 확인하지 못한 북한의 가족생각에 눈시울을 적셨다.
함경북도 성진이 고향인 재미남가주 이북오도민 연합회 윤태삼(70) 수석부회장은 "이들의 용감한 행동이 대견스럽다"면서 "부모형제를 모두 북한에 두고 온 내 입장에서는 그중에 혹시 내 형제가 있었으면 하는 바램을 지울 수 없는 것도 사실"이라며 착잡한 심경을 내비쳤다.
탈북자 명단에 동생과 이름이 비슷한 사람을 발견하고 본보에 이를 문의해던 어바인거주 권금자 할머니(77)는 "잠깐이나마 기대를 가졌는데 동생이 아니어서 실망이 크다"며 "죽는 날까지 상봉의 날을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이 이산가족인 실향민들은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신뢰를 받기 위해서는 민족의 한을 치유하는데 적극 나서야 한다며 자유로운 이산가족 상봉과 고향방문을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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