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부산에서 열린 월드컵 조추첨때 세번째 항아리에 든 포르투갈이 한국의 D조에 뽑히는 순간 본선진출 32개국중 딱 두나라만 빼놓고 나머지 30개국 관계자들은 일제히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도의 한숨을 뿜어냈다. 남들은 거의다 웃는 그 순간 ‘곡소리’ 가까운 비명을 지른 나라는 불행히도 한국이었다. 기쁨을 함께 하지 못한 또다른 나라는 두번째 항아리 개봉때 D조로 결정된 폴란드. 그러나 폴란드 관계자들은 한국과 같은조에 편성된 것만도 복을 받았다고 좋아한 뒤끝인지라 포르투갈의 ‘입방 신고’때 유쾌하진 않았지만 죽을상까지 지어보이진 않았다.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도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도 요즘 최강이라는 잉글랜드마저도 포르투갈이라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이유가 국제축구연맹(FIFA)의 송년이벤트에서 다시금 확인됐다. 프로와 아마추어를 막론하고 올 한해동안 세계축구무대에서 가장 빛나는 활약을 펼친 단 한명의 수퍼스타(올해의 선수·MVP) 영광이 포르투갈축구 그라운드사령관 루이스 피구(29)에게 돌아간 것이다.
스페인 프로명문 레알 마드리드에서 플레이메이커로 활약중인 피구는 세계 130개국 국가대표 감독들의 직접투표로 뽑은 MVP 레이스에서 잉글랜드의 플레이메이커 데이빗 베컴과 스페인의 골게터 라울 곤잘레스를 제치고 1등(득표현황은 비공개)을 차지, 17일 스위스 취리히의 FIFA 본부에서 영예의 트로피를 받았다. 이는 포르투갈 선수로는 사상처음. 지난 66년 잉글랜드월드컵에서 포르투갈의 처녀출전 4강신화를 주도했던 ‘검은 표범’ 에우제비오도 올해의 선수 트로피를 받아보지 못했다.
지난해 축구역사상 최고몸값(5,600만달러·현 최고는 프랑스의 지네딘 지단으로 6,500만달러)에 스페인 프로명문 레알마드리드 유니폼을 입은 피구는 현란한 드리블과 컴퓨터 패싱으로 동료들의 득점지원에 치중하지만 결정타가 필요할 경우에는 어김없이 한방을 터뜨린다. 월드컵 지역예선때 그는 대승을 거둔 사이프러스전(6대0)이나 안도라전(7대1)에서는 득점포를 가동하지 않았다. 그러나 진짜상대 네덜란드와의 2차전때 후반45분 동점골로 패배를 무승부(2대2)로 바꿔놓은 그는 아일랜드와의 2차전에서도 후반34분 천금같은 동점골을 터뜨려 0대1 패배를 1대1 무승부로 돌려놓으며 포르투갈의 본선직행을 사실상 확정지었다.
피구는 또 뛰어난 기량만큼 빼어난 용모덕분에 수많은 여성팬들을 몰고다니지만 자잘한 스캔들 하나 없이 모범적인 사생활을 꾸려가고 있다.
한편 올해의 여자선수로는 미아 햄(미국)이 선정됐고, 올해의 팀으로는 코파아메리카 대회에서 브라질을 2대0으로 격파하고 월드컵 지역예선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미국·멕시코를 위협했던 온두라스(북중미 4위로 아깝게 탈락)가 뽑혔다. 북중미 예선을 1등으로 통과한 코스타리카는 한해동안 FIFA 랭킹이 가장 많이 오른 팀으로 특별상을 받았다.
전세계 축구를 대상으로 하는 FIFA 어워드와는 별도로 파리의 축구단체가 유럽에서 뛰는 선수만을 대상으로 뽑는 올해의 유러피언 플레이어로는 잉글랜드의 마이클 오언이 선정됐다. 잉글랜드 선수가 이 상을 받는 것은 79년 케빈 키건 이후 22년만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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