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궁설민 남과여]
▶ 21세기 아마조네스형 여성상
파랗게 벼린 칼날처럼 위험스러우면서도 매혹적인 신은경의 카리스마는 단연 이 영화의힘이다.
남자들을 졸개로 거느린 ‘조폭 부두목’이라는험한 직업(?)은 여배우에겐 생소한 캐릭터지만 그녀는 썩 훌륭하게 해냈다. 코믹하고 푼수 같은 남자들을 제압하는 매섭고 단단한 분위기 만으로도 그녀는 여전사를 연상시킨다.
격투에 임할 때 서릿발 같은 긴장감을 풍기는 그녀의 눈매와 입술은 먹잇감을 노려보는 표범 같고, 허공을 가르며 날아 오르는 모습은 화살 같다.
처절한 생존의 사투를 치르는 비장미를 그녀처럼 표현해 낼 수 있는 배우가 달리 있을것 같지 않다. 한편으로는 박상면과의 관계에서 시치미 뚝 떼고 코미디를 연출하는 신은경의 의도적인 천연덕스러움은 더욱 재미있다.
그녀는21세기형 아마조네스형 여성상을 대변한다. 일에서든 사랑에서든 주도권을 쥐고 남자를 제압하는 강인하고 오만한 여성을 좀 더
코믹하고 과장되게 그렸을 뿐이다. 눈을 한쪽으로 흘기며 냉기어린 비웃음을 흘리는 그녀의 쿨한 표정은 새로운 타입의 관능미라고 할
수 있다. 백치미가 흐르고 굴종적인 섹스 어필이 아니라남자를 꼼짝 못하게 만드는 자신감과 여유가 있는 섹스 어필인 것이다.
화장기없는 얼굴에 남자 같은 차림새이지만 그녀의 묘한 중성적 매력은 그녀가 무기로 사용하는 가위 만큼이나 독특하다. 가윗날을 번
쩍이며 맹렬하게 몸을 날리는 그녀를 보며 많은 여성들은 카타르시스를 느꼈을 것이다. 그것은 영화 <엽기적인 그녀>에서 전지현 처럼
주먹과 발길질로 남자를 멍들게 하는 수준이 아니라 완전히 때려눕히는 통쾌함을 만끽하게 하기 때문이다.
<조폭마누라>를 통해 자꾸만 사나워져 가는 여성들의 모습을 확인해야 하는 남성들에게 그녀는 ‘이보다 더 무서울수는 없는’ 여자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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