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 마일 떨어진 아라비아해의 망망대해에서 대 테러전쟁의 첨병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항공모함 칼 빈슨의 장병들 중에는 자랑스런 한국의 딸들도 있다.
입양아 출신인 패트리샤 팬키 웰스 상사(44)와 김인한 일병(19)이 그 주인공으로 이들은 장정들도 힘들어하는 해군 함정 근무, 그 중에서도 힘들기로 정평이 난 칼 빈슨 항모에서 한인 여성 특유의 강인함과 끈기를 발휘하며 전시 임무를 훌륭히 수행하고 있다.
웰스 상사는 칼 빈슨 항모에서 근무하고 있는 600여명의 여성들 중 열 손가락 안에 드는 고참이다. 81년에 입대, 올해로 해군 복무 20년이 되는 웰스 상사는 전함 근무만 이번이 세 번째. 현재 2년째 칼 빈슨의 외부와 내부 선체 관리를 책임지는 임무를 맡고 있다. 휘하에 부하 장병만도 50명에 달한다고 한다.
웰스 상사는 자신이 부산에 있는 한 고아원에서 입양됐다는 사실만 알고 있을 뿐 친부모가 누군지는 전혀 모른다고 했다. 입양 당시 기록에는 박국희라는 한국 이름만 남아있었다고 한다.
작지만 에어로빅과 골프로 다져진 다부진 체격의 웰스 상사는 "미국인 이름을 갖고 있지만 얼굴은 전형적인 한국인으로 항상 코리안 아메리칸이라는 긍지를 갖고 일하고 있다"며 "몬태나주 출신으로 10년 전 결혼한 남편 조셉 웰스와의 사이에 아직 아이가 없는 게 유일한 걱정거리"라며 웃었다.
이에 반해 김인한 일병은 지난해 5월 고교 졸업 후 곧바로 해군에 입대한 신출내기 수병이다. 김 일병은 항모 조달부에서 수천 가지 각종 물품의 수급을 담당하는 조달병이다. 김 일병은 "한인들이 별로 하지 않는, 특히 한인 여성들이 잘 생각하지도 못하는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어 해군에 입대했다"며 "해군은 남녀 구분이 없으며 철저하게 능력 위주의 장병 관리가 이뤄지고 있어 아무 마음에 든다"고 당당히 말했다.
김 일병은 애인이 있느냐는 질문에 얼굴을 붉히며 "항모 내에서는 이성간 교제가 일체 금지돼 있다"면서도 "사진이 예쁘게 나가게 해달라"는 주문을 하기도 했다. 본보의 취재를 계기로 서로 알게 된 웰스 상사와 김 일병은 앞으로 친자매처럼 서로 격려해 주며 친하게 지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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