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트 베이커가 착 가라앉은 목소리로 부르는 ‘아이 캔 겟 얼롱 위다웃 유 베리 웰’이 깔리면서 열리는 오프닝 크레딧 장면부터 영화가 안고 있는 차분하고 고요하며 또 운명적인 분위기를 느끼게 된다. 알콜 중독자 아버지와 냉소적이요 독립심 강한 코케인 상용자인 딸의 노상 홈드라마이자 로드무비로 대부분의 로드무비처럼 이 두 사람도 며칠 간의 여정을 통해 서로의 관계를 재확인하고 또 자아를 재발견하게 된다.
오랜만에 재회한 부녀를 통해 가족의 결집성과 뜻과 사랑을 차가운 겨울 배경으로 진지하고 심오하며 또 감정적이요 뜨겁게 추구한 뛰어난 소품. 노르웨이 감독 한스 페터 몰란드의 작품이다.
가족과 사랑 그리고 남자 등에 대해 코방귀를 뀌는 런던의 젊은 상법 여변호사 카이사(레나 헤들리)에게 스코틀랜드 애버딘에서 어머니 헬렌(샬롯 램프링)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온다. 암으로 생명이 얼마 안 남은 헬렌은 카이사에게 15년 전에 헤어진 뒤 노르웨이에 살고 있는 알콜 중독자인 아버지 토마스(스텔란 스카스가드)를 데려오라고 부탁한다.
마지못해 런던서 노르웨이로 날아간 카이사는 술에 절은 토마스를 납치하다시피 해 차에 태우고 오슬로 공항엘 가나 술 취한 토마스의 탑승이 거부되면서 두 부녀는 페리와 차를 타고 애버딘까지의 여행을 시작한다. 강인하면서도 속은 허전한 카이사와 때로 광대 같은 토마스는 이 과정서 아이들 같이 다투고 농담하고 장난하고 대결하면서 단절됐던 과거를 연결하면서 서로 용서하고 화해하고 사랑하게 된다(둘이 서서히 다가가 마음이 교류되는 모습이 매우 아름답고 민감하며 또 정감 있다).
영화 중반에 둘의 여정에 동반하는 것이 인간성 풍부한 젊은 트러커 클라이브(이안 하트). 클라이브는 두 부녀의 접촉을 촉진시켜 주는 촉매구실을 한다. 이윽고 부녀는 애버딘에 도착하는데 토마스는 그 전에 카이사에게 청천벽력 같은 비밀을 털어놓는다. 진짜 가족의 의미를 묻고 있는데 꼭 그런 설정을 해야 하는지 공감이 안 간다.
심각하면서도 코믹한 부분이 드문드문 있는 감동적인 영화로 힘과 감수성을 함께 품은 헤들리의 연기가 좋은데 특히 스카스가드의 연기가 한치 나무랄 데 없이 완벽하다. 촬영과 음악도 좋다.
성인용. First Run. 뮤직홀(310-274-68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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