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사상 처음으로 즐겁고 유쾌한 스님을 만난다. 내달 9일 개봉하는 코믹영화 ‘달마야 놀자’’(씨네월드, 박철관 감독)는 그동안 한국영화에서 보지 못했던 ‘코믹한 스님’이라는 캐릭터를 개발해 관심을 끈다.
스님이 고스톱을 치고, ‘3,6,9 게임’을 한다. 족구를 잘 하고 장난도 잘 친다. ‘무공’도 수준급이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이런 캐릭터가 실제 스님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는 것. 조계종에서는 촬영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조계종 측에서는 영화 속 스님들의 모습이 실제와 동떨어지지 않았음은 물론 일반인들에게 불교가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도록 돕는다고 이해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영화에서는 ‘아제아제 바라아제’ 만다라’ ‘산산이 부서진 이름’ 등의 작품을 통해 불교와 스님들의 모습을 시종 진지하고 엄숙하게 그려왔다. 때문에 ‘불교는 어렵고 관념적이다’고 느껴진 것이 사실. 하지만 이는 영화가 현실을 외면한 단적인 예일 수 있다. 깊은 산속의 절이 도심으로 내려오고 스님들이 생활 속의 불교를 전파하고 있는 세상이다.
’달마야 놀자’는 그런 현실을 받아들였다. 산사로 쳐들어온 망나니 조폭들을 상대한다는 설정을 통해 스님들을 우리 곁으로 모셔왔다. 스님들은 조폭과의 여러가지 ‘세속적인’ 대결에서 출중한 실력을 발휘한다. 조폭들을 겁주려고 한 밤 중에 해우소에서 귀신 장난도 벌인다. 또 조폭들의 약을 바짝 올리는데도 수준급 실력을 자랑한다. 심지어 무공으로도 조폭을 간단히 제압한다.
제작진은 오히려 “실제 스님들의 모습보다 점잖게 그렸다”고 말하고 있다. 영화를 준비하면서 만난 스님들은 영화보다 더 유쾌하고, 더 부드럽고, 더 파워풀하다는 것.
그렇다고 ‘달마야 놀자’의 스님들이 마냥 웃기기만 한다고 생각하면 오산. 영화 내내 불교적 교리나 메시지는 단 한 차례도 주장하지 않지만 스님들의 유머와 몸짓 속에는 허를 찌르는 인생의 교훈이 있다. ‘달마야놀자’는 그래서 더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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