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밀어주면 더 잘할 수 있는데….’
LA 다저스의 박찬호가 속앓이를 하고 있다. 마운드에 올라서면 갑자기 물먹은 솜처럼 맥 못 추는 다저스 방망이들 때문. 신나게 불 방망이를 휘두르다가도 박찬호만 나오면 침묵을 지키는 타선이 원망스러웠던 적이 수도 없었다. 잘 던지고도 타선지원을 받지 못해 못 이겼다는 말이 절대 변명만이 아니었다. 지난 전반기 통계 숫자가 이를 증명한다.
박찬호는 전반기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치기 어려운 투수 중 하나였다. 1할9푼1리의 피안타율은 내셔널리그(NL)는 물론 메이저리그 전체 1위였고 방어율 2.80은 NL 4위. 경기당 2.87점을 내줘 리그에서 3번째로 점수를 적게 허용했고 탈삼진은 137개로 랭킹 4위다. 구위를 가늠하는 거의 모든 부문에서 최상위권. 하지만 정작 다승부문에서는 8승으로 공동 13위에 그쳤다. 박찬호가 나온 경기에서 다저스가 점수를 거의 뽑아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선발투수가 경기에 있는 동안 팀이 뽑아낸 점수를 알아보는 ‘득점지원(Run Support)’ 순위에서 박찬호는 9이닝당 평균 3.83점을 지원받아 거의 최하위권이다. 1위 마이크 햄튼(콜로라도 로키스)의 7.66점에는 무려 4점 가까이 떨어지며 랭킹 30위인 숀 에스테스(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4.86)보다도 1점 이상 적다.
올해 선발로 나온 19게임에서 박찬호가 경기에 있는 동안 다저스가 뽑아준 점수는 겨우 56점. 게임당 2.95에 불과하니 박찬호가 3점만 내주면 벌써 이길 수 없다는 계산이다. 전반기에 8승이상을 올린 NL 투수 19명중 박찬호는 득점지원을 가장 적게 받은 선수다. 올해 19번 등판중 4번은 아예 단 1점도 도움받지 못했고 3점이하를 지원받은 경기가 무려 12게임이다. 그 좋은 투구내용으로 겨우(?) 8승밖에 못 건진 이유를 알고도 남는다.
박찬호는 13일 오클랜드 A’s와의 원정경기에서 후반 첫 출격한다. 지난해 20승투수로 A’s 에이스인 팀 헛슨(9승5패, 방어율 3.02)이 마운드상대임을 감안할 때 또 다시 타선지원은 거의 기대하기 어렵다고 봐야한다. 거의 점수를 내주지 않아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부담이 엄청날 것이다. 후반에도 전반처럼 타선지원이 없다면 20승은 꿈꾸기도 어렵다. 후반에는 타선이 좀 도와주려나. 첫 관문은 험난하기만 하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