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일본인 사회에서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는 한국계 미국인 김영옥(81) 미 예비역 육군대령에 관한 얘기가 영화로 만들어졌다. 이 영화는 일본계 교육재단인 `고 포 브로크’(Go for Broke)가 김씨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약 60분짜리 단편영화로 제작했으며 일본계 감독 겸 배우 레인 니시카와와 한인 배우 오순택씨가 주연을 맡았다.
`잊혀진 용맹’(Forgotten Valor)이란 제목이 붙은 이 영화는 오는 21일 로스앤젤레스 소재 남가주대(USC) 에일리 노리스 시어터 시사회를 시작으로 캘리포니아 주도 새크란멘토와 샌프란시스코 등지에서 일반에게 선보인다.
L.A. 태생의 김씨는 2차 대전 당시 미 보병 442연대/100대대 출신 소대장으로참전, 일본계 미국인 사병들을 지휘하며 혁혁한 전과를 올린 것으로 유명하다.
442연대/100대대 출신 일본인들은 재미 일본인 사회의 `자존심’으로 불릴 정도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김씨는 지난 99년 8월 캘리포니아주 의회의 `위안부 결의안’ 상정 당시 442연대/100대대 출신 일본계 지도자들의 연기명 지지서한을 받아내 일본계 사회의 반대로비를 침묵시킨 적도 있다.
2차대전 당시 미 전쟁부는 한국계와 일본계가 사이가 좋지 않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김씨를 일본계 미국인 사병들을 지휘하도록 명했다.
김씨는 그럼에도 "내가 미국인이라면 일본계도 미국인"이라며 "우리 모두는 같은 목적으로 참전했다. 100대대에 남겠다"고 말한 것으로 일본계 참전용사들은 술회했다.
이후 김씨는 일본계 사병만으로 구성된 100대대 B중대 2소대를 이끌고 이탈리아볼투르노강(江) 전투 등에서 정확한 판단과 엄격한 지휘로 많은 무훈을 세웠다.
특히 김씨는 서방 연합군의 독일군 정보 입수를 위해 일본계 사병과 함께 나무등 엄폐물이 전혀 없는 적군 진지에 낮은 포복으로 깊숙이 침투, 독일군 병사를 포로로 잡아와 로마 함락에 크게 기여했다.
김씨는 미국,이탈리아,프랑스 정부로부터 십자무공훈장과 은성훈장 등 수십개의 훈장과 표창장을 받았다.
김씨는 2차대전 후 한국으로 근무지를 옮겼으며 한국전 당시 대령으로 미 육군제 7사단 31 보병연대 1대대를 지휘했다.
아시아 소수계 출신이 전시중 미 정규 전투대대를 지휘한 것은 김씨가 처음이다.
김씨는 일본계 참전용사들이 1989년 설립한 교육재단 `고 포 브로크’의 공동이사장을 맡고 있으며 한인건강정보센터와 한미박물관 등 한인단체 창설에 많은 도움을 줬다. 그는 현재 라스베이거스에 거주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권오연특파원= coowon@a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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