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지에서 한국 정부를 대표하는 사람은 파란 눈의 미국인이다. 한국 정부는 1998년 IMF사태에 따른 정부 예산절감 정책의 일환으로 앵커리지에 개설했던 총영사관을 폐쇄하고 대한 교류분야에서 신망이 있는 윌리엄 비트너(55) 변호사를 지난해 11월 명예 총영사로 임명했다.
현지 한미상공회의소 회장직도 맡고 있는 비트너 총영사가 한국과 첫 인연을 맺은 것은 27년 전 당시 젓가락을 만들던 신진자동차의 자회사와 젓가락의 원자재가 되는 원목을 수출했던 앵커리지의 무역회사의 법적분쟁 중재를 맡았을 때였다.
이후 1976년 현대중공업이 앵커리지-페어뱅스 간 총연장 180마일의 전기송신탑 공사를 수주했을 때 현대 측과 입찰에서 떨어진 다른 미국회사들과의 분쟁을 중재한 것을 비롯, 한국기업과 미국회사 간의 법적인 문제들을 거의 도맡아 처리하면서부터 한국인과 한국기업의 생리를 깊이 이해하게 됐다.
비트너 총영사가 맡고 있는 업무들을 살펴보면 그가 단순히 ‘명예 총영사’가 아님을 쉽게 알 수 있다. 미국인에게 한국 입국비자도 직접 발급하고 알래스카에 사는 한인이나 한국 관광객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는 시애틀 총영사관 사이에서 중간 연락사무소 역할을 한다. 또 한국의 교향악단이나 민속예술단을 초청, 한국의 문화를 알래스카에 알리는 문화사절 역할은 물론 메모리얼데이 때 한국 정부를 대표해 한국전 참전용사들을 초청, 추모행사를 주관하기도 한다.
비트너 총영사는 "알래스카는 한국에 없는 천연자원이 풍부하고 한국은 알래스카가 갖고 있지 않은 인적 자원과 기술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상호보완적인 관계"라며 "앞으로도 수산업과 천연개스, 원목, 원유분야의 교역을 늘려나가 알래스카를 미국 어느 곳보다 한국과 가까운 곳으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1945년 샌디에고에서 태어나 조지타운 법대를 졸업한 그는 1972년 개업했으며 명예 총영사로 임명된 뒤에는 매년 11월 시애틀 총영사관 주재로 열리는 명예 총영사 정례회의에도 참석하고 있다. 시애틀 총영사관은 현재 알래스카와, 오리건, 몬태나에 4명의 명예 총영사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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