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경찰관 2명을 살해한 연쇄살인범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가 제54회 칸영화제 공식 경쟁부문에 출품된데 대해 경찰관들의 항의가 잇따르고있다.
파리에서는 개봉일인 16일 이 영화가 상영된 파리 시내 영화관 앞에서 경찰관들이 시위를 벌였다.
세드릭 칸 감독의 프랑스 영화 <로베르토 수코>는 한 이탈리아 청년의 범죄 실화를 소재로 한 작품으로, 수코는 19세에 부모를 살해한 뒤 정신병원을 탈출, 프랑스로 도망쳐 살인, 강도, 강간을 저질렀다. 그는 프랑스에서 6명을 살해했는데 그중2명이 경찰관이었다. 수코는 이탈리아로 송환돼 1988년 28세의 나이로 형무소에서 숨졌다.
16일 칸에서는 검은 완장을 찬 경찰관들이 행인들에게 이 영화의 상영에 반대하는 청원서에 서명을 받았다.
전국경찰연맹측은 "우리의 목적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려는 것이 아니라 우리동료들에 대한 추억을 지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14일 칸에서 이 영화의 공식 시사회가 열리자 경찰관들은 시사회 장소인 `팔레 드 페스티발’앞 경비를 거부하고 시위를 벌였다.
경찰관들의 반발에 대해 칸 감독은 16일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은 "주인공이 영웅으로 묘사되는 것을 피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코를 영웅으로 만들 수 있는 두가지 방법, 즉 사회의 희생물로도 극악무도한 괴물로도 보이지 않게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파리 샹젤리제의 한 영화관 앞에서 30여명의 경찰관들이 이 영화의상영에 항의하는 시위를 가졌다.
사복 차림의 이 경찰관들은 행인들에게 이 영화는 "수코의 범죄에 대한 변명"이라고 비난하는 내용의 전단을 배포했다.
시위를 주도한 전국경찰연맹의 장-클로드 드라주 대표는 "이같은 범죄를 예사로운 것으로 다룬 것은 청소년들에게 나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드라주 대표는 파리 외에 마르세유, 보르도등 주요 도시에서도 이 영화 상영에 항의하는 시위가 계획돼있다고 밝혔다.
(파리=연합뉴스) 김은주특파원 = ke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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