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의 이야기’(A Knight’s Tale)★★½(별5개 만점)
중세 때 유행한 마상 창시합을 록 뮤직과 함께 현대 스포츠식으로 묘사한 이 영화를 영특하다고 생각할 것인지 아니면 넌센스로 생각할 것인지는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마상 창시합이 스포츠로선 별 흥미가 없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14세기 고참 기사의 겁없는 이상가인 청년 종자 윌리엄 대처(히스 레저)가 자기 신원을 속이고 마상 창시합에 출전, 백전백승의 챔피언이 되면서 귀족 출신의 님(샤닌 소사몬)도 얻는 모험액션 로맨스 영화다.
마상 창시합은 마치 야구와 농구, 하키나 풋볼 그리고 권투와 레슬링 경기처럼 얼굴에 페인트칠한 흥분한 관중들이 "위 윌 위 윌 락 유"를 연창하며 파도까지 이루는 가운데 벌어진다. 젊은 미남선수 윌리엄은 스타가 되면서 그루피까지 생기는데 이 영화는 요즘 한창 인기가 치솟고 있는 호주 태생의 청년배우 히스 레저(’애국자’에서 멜 깁슨의 아들역)의 인기에 스포츠와 록 뮤직의 열기를 입혀 젊은 관객을 상대로 만들었다.
그러나 80년대 유행한 데이빗 보위, 퀸, 에릭 클랩튼 등의 노래와 파리나 밀라노의 패션쇼에서나 볼 수 있는 의상과 갑옷(나이키 로고 닮은 무늬를 새겼다), 현대적 헤어스타일에 현대적 대사 등이 고전적 경기인 마상 창시합과 어울리지 않아 시대착오적 현상을 보는 듯하다.
한 청년의 성장기이기도 한 영화로 제프 초서(폴 베타니)라는 이름의 윌리엄의 매니저 겸 링아나운서까지 등장시켜 마상 창시합이 전부인 이야기를 열어보려 했으나 매우 단조롭다. ‘L.A. 칸피덴셜’의 각본으로 오스카상을 받은 브라이언 힐게랜드가 각본을 쓰고 감독했는데 상 받은 사람의 글 같지 않게 내용이 부실하다.
그렇다고 이 영화를 기사영화의 풍자판이라고 보기엔 신랄한 위트 감각이 모자란다. 진짜 로맨틱하고 흥미진진한 기사영화로는 로버트 테일러와 리즈 테일러가 나온 ‘흑기사’(Ivanhoe·1952)가 있다.
등급 PG-13. Columbia.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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