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봐, 이기려면 운이 따라줘야 한다고 그랬지!"
올 시즌 우승가뭄동안 타이거 우즈는 자신의 플레이가 지난해보다 좋으면 좋았지 결코 나쁘지 않다면서 우승을 못하는 것은 지난해와 달리 승운이 따라주지 않기 때문이지 슬럼프는 아니라고 주장했었다. 그리고 18일 베이힐 인비테이셔널 우승은 우즈의 ‘운 타령’이 결코 변명이 아니었음을 입증했다.
올해 7번째 출전만에 첫승을 따냈지만 이날 우즈의 플레이는 외줄타기같은 아슬아슬한 곡예의 연속이었다. 이날 하루종일 드라이버로 페어웨이를 적중시킨 것이 단 한번뿐. 우즈의 샷은 왼쪽, 오른쪽으로 OB라인 근처로 오락가락했다. 환상적인 숏게임으로 무려 6번이나 파 세이브를 해내지 못했다면 우승은 꿈도 꾸지 못할 형편이었다.
승리의 여신이 결정적으로 우즈에게 미소를 보낸 것은 필 미켈슨과의 우승을 향한 레이스가 절정에 달한 16번과 18번홀. 파5 16번홀에서 1타차로 뒤지던 우즈의 티샷은 어이없게 큰 훅이 났으나 아슬아슬하게 OB라인 안쪽에 멈춰섰다. 단 4피트만 길었어도 OB. 큰 행운을 만난 우즈는 곧바로 7번아이언으로 워터해저드를 넘겨 온그린 시킨뒤 투펏 버디로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이어 최고로 어려운 파4 18번홀에서도 행운의 여신은 또 다시 우즈 편을 들었다. 우즈의 표현대로 하면 티샷이 ‘놀란 라이언 커브볼’처럼 왼쪽으로 휘어 갤러리 한명의 목에 맞고 떨어진 것. 갤러리에 맞지 않았다면 역시 OB가 확실시됐던 샷이었다. 그리고 우즈는 이번에도 행운을 그냥 보내지 않았다. 195야드 지점에서 5번아이언으로 친 세컨샷은 그린앞에서 오른쪽으로 포진해있는 호수를 살짝 넘어 핀 15피트지점 그린에 안착했고 잠시후 타이틀이 걸린 버디펏은 한치 오차없이 홀컵속으로 빨려들었다.
우즈의 승리는 불세출의 골프천재라도 때로는 승운이 필요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하지만 아무리 운이 좋아도 실력이 없으면 아무 소용없는 법. 우즈는 승부의 고비에서 찾아온 행운을 놓치지 않음으로써 골프황제의 진면목을 과시했다. 무관의 부담을 떨쳐버린 우즈가 이번주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과 다음달초 시즌 첫 메이저인 매스터스에서 또 다른 연승행진을 이어갈지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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