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파이 채널을 즐겨 보는 시청자들이 아니더라도 존 에드워드라는 이름은 여러번 들어보았을 것이다. 망자와의 대화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에드워드는 요즘 한창 잘 나가는 ‘영매’다.
영매란 쉽게 말해 혼령의 대변인이다. 망자의 혼은 영매의 입을 빌어 이승에 그들의 생각을 전달한다. 에드워드의 장기 역시 사자의 마음을 읽는 이른바 ‘콜드 리딩’(cold reading)이다.
혼령과의 정확한 교신으로 주가를 높인 에드워드는 ‘래리 킹 라이브’ ‘데이트라인’ ‘엔터테인먼트 투나잇’등에 연이어 출연하면서 미국 최고의 영매로 떠올랐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그를 눈속임에 의존하는 삼류사기꾼으로 몰아친다.
그중 대표적인 인물이 뉴욕시의 마케팅매니저인 마이클 오닐이다. 그는 돌아가신 조부와 교신하고 싶어하는 친척들을 따라 에드워드의 쇼에 출연했다. 에드워드는 하필이면 오닐을 영매의 뜻을 확인할 대화상대로 지목했다.
오닐에 의하면 에드워드는 죽은자와 대화하는 영매가 아니라 ‘스무고개’ 놀이의 달인에 불과하다. 그는 망자의 혼령과 접촉했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그에 대한 여러 가지 사실을 늘어 놓는다. 예컨대 "나이 지긋한 아버지 같은 분의 존재를 느끼는데 이분은 가슴에 문제가 있어 사망했다"는 식. 가슴의 문제라면 폐암에서 폐기종, 심장마비에 이르기까지 미국인들의 가장 흔한 사망원인이 모조리 해당된다. 게다가 상대의 답이 ‘No’일 경우에는 재빨리 다른 화제로 옮아가 버린다.
오닐을 더욱 놀라게 만든 것은 사이-파이 채널이 나온 자신과 에드워드와의 대화 내용이 편집을 통해 손질되어 있었다는 점이었다. 에드워드가 틀린 부분은 말끔히 지워졌고 자신이 고개를 끄덕였던 장면이 편집되어 여러차례 들어가 있었다. 여기에 자극받은 오닐은 유명마술사인 어메이징 랜디에게 연락, 에드워드의 비밀을 분석해줄 것을 부탁했다.
그의 청을 수락한 랜디는 조만간 인기 TV프로 ‘인사이드 에디션’에 출연, 에드워드의 콜드 리딩기법을 재연해 보이면서 그가 이제까지 캐낸 속임수를 폭로할 계획이다.
오닐과 랜디는 에드워드의 조수들이 프로그램 녹화전 출연자들이 모여 있는 대기실로 들어가 정보를 수집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들은 참석자들에게 대화를 하고 싶은 망자의 가족관계를 보여주는 카드작성을 요구했다.
일단 녹화실에 들어가 지정된 좌석에 앉은 참석자들은 "기술적인 문제"로 늘 한시간 가량을 기다렸다고 한다. 이때 무료함을 달래려고 이들 사이에 대화가 오가는 것은 당연할 일. 오닐과 랜디는 이 방에 여러개의 ‘비밀 마이크’가 설치되어 있다고 믿는다.
이런 방식으로 수집한 정보를 에드워드가 혼령을 통해 얻은 듯 위장한다는게 이들이 내린 결론이다. 하긴 죽은 자는 원래 말이 없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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