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폴락’(Pollock) ★★★★½(별5개 만점)
▶ 오스카 남우주연과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작품
1949년 라이프지의 표지 스토리로 실리면서 미국 미술계의 스타로 부상했다가 불과 5년만에 자살이나 다름없는 죽음으로 삶을 마감한 행동회화가 잭슨 폴락의 실화다. 폴락은 추상표현주의의 선구자로 페인트를 묻힌 붓을 캔바스에 대지 않고 위에서 흩뿌려 그림을 그린 소위 ‘드립 테크닉’의 창조자다. 그는 또 깡통의 페인트를 캔바스에 들어붓거나 튜브의 페인트를 갠바스 위에 짜내는 방법을 사용해 매우 생동감 있고 즉흥적이요 독창적인 그림을 그렸다.
이 영화는 폴락에 심취한 연기파 배우 에드 해리스가 주연하고 감독으로 데뷔한 작품. 해리스는 말리부에 있는 자택에서 폴락의 스타일을 모방해 그림을 그리며 담배까지 폴락이 즐겨한 브랜드로 바꿔 피우면서 준비했다. 그의 이런 열의가 확연히 드러난 대단히 진지한 작품으로 연기도 좋고 내용도 흥미 있다.
1941년 여류화가 리 크래스너(마시아 게이 하든)가 뉴욕의 폴락의 아파트를 방문하면서 얘기가 시작된다. 뛰어난 감식력이 있는 크래스너는 폴락의 그림을 보자마자 그것의 생명력과 창조성을 파악, 자기 작품활동을 포기하고 폴락을 돕는다.
크래스너는 당시 뉴욕 최고의 미술수집가인 페기 구겐하임(에이미 매디간-해리스의 실제 아내)에게 폴락을 소개하고 폴락의 그림이 구겐하임의 ‘금세기 미술’ 화랑에 전시되면서 그의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다. 1945년 폴락과 크래스너는 결혼해 롱아일랜드의 이스트 햄튼으로 이사, 폴락은 여기서 ‘드립 테크닉’을 사용해 그림을 그린다.
1949년 폴락은 라이프의 커버에 오르면서 센세이션을 일으키나 이 때부터 자기 파괴행위에 들어가 그림을 버리고 술에 빠져 지내다가 1956년 여름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많은 예술가들이 그렇듯이 폴락도 자기 의문이라는 내면의 악마와 투쟁하다 자멸한 사람이다. 그는 진실을 표현하고자 애쓴 화가였는데 그런 만큼 외부세상을 배척했다(그의 외부세계에 대한 경멸은 구겐하임 집 파티에서 벽난로에 방뇨하는 장면에 의해 극단적으로 묘사된다).
그러나 영화에서는 폴락의 자기파괴에 대한 이유 설명이 불분명하다. 우리는 그냥 그것이 예술가의 공통된 질병이라고 짐작할 뿐이다. 해리스는 이에 대해 자신은 폴락이라는 사람을 있는 그대로 그리려 한 것이지 결코 그의 내면 분석을 시도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따라서 영화는 하나의 폴락의 초상화인 셈이다. 내면 묘사에 대한 아쉬움은 있지만 해리스라는 사람처럼 대단히 솔직하고 직선적이며 강렬한 영화다. 해리스의 안으로 힘찬 성실하고 강건한 연기(오스카 주연상 후보)와 함께 게이 하든(오스카 조연상 후보)과 매디간의 연기도 훌륭하다. 등급R. Sony Pictures Classics. 선셋5, 뉴윌셔(산타모니카), 플레이하우스(패사디나), 빌리지(코스타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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