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예진,장동직,김유석 주연-테러진압부대 다룬 첩보멜로
<쉬리> 이후의 첫 첩보 멜로영화인 <광시곡>이 여러 면에서 <쉬리>와 비교돼 흥미롭다.
박예진 장동직 김유석 주연의 <광시곡>(씨네아이, 장훈 감독)엔 <쉬리>와 흡사한 구석이 있는가 하면 전혀 다른 면도 있다. 바로 이 점 때문에 <광시곡>은 개봉 초읽기(2월 10일)에 들어가며 시선을 모으고 있다.
유사점 장르와 인물, 이야기 구조가 같다. <쉬리>는 개봉 당시 첫 한국형 액션 블록버스터로 각광받았으나 엄밀한 장르 구분에 따르면 액션 블록버스터는 아니었다. 첩보와 멜로를 긴장감 넘치게 엮어놓은 첩보멜로물이었다. 요란한 액션 잔치가 아니라 멜로 비중을 높인 작품이란 점은 거꾸로 흥행 ‘대박’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광시곡>도 첩보 멜로물이다. 남매로 설정된 박예진과 장동직 사이에 묘한 감정 흐름이 엿보이고, 여기에 김유석이 끼어든다. <쉬리>에선 김윤진이 적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비극의 여 스파이로 등장해 극적 재미를 배가시켰다면 <광시곡>에선 박예진이 시각 장애인이란 극적 장치가 마련돼 있다.
차이점 목숨을 걸고 싸우는 적(敵)이 전혀 다르다. <쉬리>는 남북 대치 관계에서 출발해 남북 요원들의 싸움을 밀도있게 그렸다. 하지만 <광시곡>은 내부의 적끼리 싸우는 복잡한 구조를 띠고 있다.
<광시곡>은 ‘전갈’이란 이름의 테러진압 부대가 주인공이다. 그러나 일부 정치 세력이 테러진압 부대의 ‘무장 해제’를 시도하자 군부 강경 세력이 이에 반발, 음모를 꾸민다. 이 과정에서 전갈 팀은 국가 기밀이 담긴 디스켓을 탈취해 숨긴다.
따라서 <광시곡>에선 정치 세력, 군부 강경파, 투철한 군인 정신 때문에 도리어 이용당하는 테러진압 부대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실체를 모르는 적과의 싸움을 펼치기 때문에 <광시곡>은 미스터리 분위기까지 풍긴다.
내부의 적과 싸우는 탓에 <광시곡>은 액션 스케일을 키울 수 없는 한계를 원천적으로 안고 있다. 액션 스케일을 키우면 영화가 바로 쿠데타 소재 영화로 바뀌는 탓이다.
<쉬리>와 흡사하면서도 다른 <광시곡>이 흥행에선 어떤 결과를 낳을까. 스타가 없다는 한계를 안고 있는 <광시곡> 흥행의 키는 연출과 시나리오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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