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촌스럽고 단도직입적인 제목이다. 밝은 미래를 기약하기 어렵다, 아니 불가능하다는 뜻이겠는데. 정말 이처럼 암담한 청춘의 초상, 정상적인 점이라고는 단 한 가지도 찾아볼 수 없는 가족이 있을 수 있을까.
미구엘 아테타 감독의 1997년 작품 ‘내일은 태양이 뜨지 않는다’ (Star Maps, 18세, 폭스) 를 "요즘 심의기관이 어지간히 관대해졌구나" 하는 심정으로 보았다.
총을 난사하여 대량으로 인명을 살상하고, 러브 신이 오래 진하게 나온다고 해서 충격적인 영화라고 할 수는 없다. 부분 묘사의 수위보다 영화 전체의 상황이 무섭다고 해야 할까. 이런 현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부인하고 싶어지는 영화가 더 위험한 것 아닐까. ‘내일은.’ 은 그 수위가 극에 달한다.
아이 티가 가시지 않은 멕시코 소년 카를로스 아마도(더글라스 스페인) 는 스타의 꿈을 안고 부모와 누이, 형이 사는 할리우드를 찾아왔다. 마중을 나온 누이는 대뜸 "아버지와 일하지 말라" 고 하고,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어머니는 오랜만에 재회한 아들을 끌어안고 울기만 한다. 아버지 페페 (에프레인 피구에로아) 는 "날 도와주면 널 돕겠다"고 말한다. 페페가 시키는 일이란 거리에서 스타의 집이 표시된 지도를 파는 것. 그러나 그것은 진열장 구실일 뿐이고, 진짜 일은 페페가 연결해 주는 남녀노소와 잠자리를 함께 하는 것. 페페는 아침마다 카를로스 또래의 아이들을 거리에 풀어놓는다. 카를로스는 여배우를 고객으로 맞은 덕분에 엑스트라 자리를 얻지만, 아버지의 방해로 꿈을 버릴 수 밖에 없게 된다.
"난 더 어린 나이에 아버지에 의해 거리로 내몰렸어" 라며, 먹고 살기위해 아들을 남창으로 모는 자신을 당당하게 여기는 아버지. 그런 남편을 막지 못해 신경쇠약에 걸린 어머니, 가정을 돌보느라 자신의 행복을 저당 잡힌 누이, 덩치 큰 정박아 형. 스타가 되는 것만이 이 가혹한 가족의 초상화로부터 벗어나는 길이라 믿었던 소년은 아주 느린 걸음을 옮기며, 벗어날 수 없는 굴레를 확인할 뿐이다.
/ 비디오 칼럼니스트 옥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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