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으로 이민오는 한인들이 첫 번째로 꼽는 이민의 이유는 ‘자식교육’으로 이들에게는 자녀의 성공이 곧 이민생활의 성공을 가늠하는 척도이자 삶의 보람이다.
많은 한인이 주 7일, 하루 12시간 이상 땀흘려 일하며 자녀를 의사나 변호사처럼 주류사회가 인정하는 전문직업인을 만들기 위해 애를 쓴다. 그러나 정작 2세들의 생각은 다르다. 어렵게 대학원까지 나와 전문직업인이 됐어도 그 때쯤 자신의 적성을 발견하거나 장래성을 따져 다른 길을 택하는 2세들이 늘고 이들 다수가 부모의 업체를 물려받겠다고 나선다.
자녀들이 인정받는 화이트칼라로 ‘당당하게’ 사는 것을 보고싶은 부모로서는 당황스러운 갈등이 없을 수 없다. 이와 관련, 16일자 워싱턴포스트지가 버지니아에 사는 폴과 로버트 임씨 부자의 사례를 들어 한인 이민자 1세와 미국에서 자라난 2세들의 희망과 가치관과 견해차에 대해 깊이 있게 보도했다.
폴 임(66)씨는 지난 79년부터 버지니아주 애넌데일에서 ‘애넌데일 하드웨어’를 경영해온 억척스런 한인이다. 그 역시 주 7일을 하루도 쉬지 않고 가게를 열며 간호사인 부인 케이트씨와 함께 근면과 성실로 22년의 이민생활을 닦아왔다.
근면과 성실 외에 이들이 지켜왔던 또 한 가지 중요한 재산이 있다면 두 아들을 당당한 전문직업인으로 키우겠다는 희망이었고 이들의 바램 대로 이제 큰 아들은 변호사, 작은 아들은 엔지니어가 됐다.
그러나 이들에게는 남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고민이 있다. 장남 로버트(29)씨가 ‘가업’을 잇겠다고 나선 것.
한국에 남았으면 영문학 교수로 지금쯤 어느 대학의 학장쯤 돼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아버지로서는 자신의 꿈을 접고 키운 아들의 이같은 바램이 도저히 마땅치 않지만 아들의 생각은 다르다. 지금 아버지의 가게는 연매출 20만달러짜리 ‘구멍가게’지만 자신이 이어받아 현대식 경영을 도입하면 체인스토어까지 거느린 기업으로 키울 수가 있다고 생각한다. ‘아들을 이기는 아버지가 없다’는 옛말 처럼 처음에는 펄쩍 뛰던 아버지도 이제는 "주중에 변호사로 일하고 주말에만 가게를 운영한다면 괜찮다"는 선까지 물러났다.
’애넌데일 하드웨어’의 장래야 이들의 선택에 달려 있겠지만 이들 부자의 이해와 갈등은 이민자로서 한인들 대부분이 언젠가는 겪어야 하는 어려운 과제일 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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