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사람들은 인간 자기 자신에게는 전연 등한시한 채 신(God)에게만 매달려 살아왔다. 그들은 산업혁명 이후 자연보다는 공장에서 기계와 더불어 더 많은 시간을 보내온 까닭으로 인간 소외 내지는 인간성 상실의 위기감을 느꼈다. 그래서 싸르뜨르나 까뮈 등이 인간성 회복을 부르짖으며 실존철학을 주장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그들의 인간성 회복운동은 다만 자식인들의 행사였으며 보통사람들의 일상생활에는 많이 스며들지 못하고 한때의 사상운동으로 그친 감이 없지 않다.
오늘날 개인주의가 극도로 발달되고 또 가정 파괴현상이 가속화되는 현대 사회를 구제하기 위한 처방을 신에게서 찾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느님한테 아무리 매달려 구해봐도 그것은 구체적인 실천성이 결여되어 있고 또 내세의 문제이지 현실문제는 아니다. 그런데 공자의 사상은 내세가 아니라 혼탁한 현세를 바로잡기 위한 것들이다. 그의 사상은 현실을 살아가는 유목민이 아니라 정착민을 위한 인본사상으로 점점 황폐화되어 가는 오늘날의 인간사회를 구제하는데 가장 실현 가능한 처방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공자는 사람이 한평생을 살면서 항상 마음에 새겨둬야 할 글자를 하나 들라면 그것은 서(恕)일 것인데 그것은 일반적으로 어느 정도 修身이 된 君子들에게 해당되는 것이지 군자가 아닌 우리같은 보통 사람들에게는 좀 수준이 높은 말씀인 것 같다. 우리같이 군자 수준에 이르지 못한 보통 사람에게는 修身齊家야 말로 한평생 항상 마음에 새기며 살아야 할 말씀인 것 같다. 그리고 그 修身齊家만으로도 오늘날 이 혼탁한 세상을 바로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수신제가를 수행하며 살아간다면 그리고 수신제가한 사람만이 지도자가 되는 사회가 조성된다면 이 세상은 분명 밝고 더 살기 좋은 사회가 될 것이다. 그런데 수신제가는 커녕 수신조차 못다한 사람이 인간을 구원한다고 건방을 떨고 또 전체 국민을 잘 살게하는 지도자나 대통령이 되겠다는 엉뚱한 생각을 하는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
修身齊家는 모든 종교를 초월하여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제일 먼저 수행해야 할 으뜸가는 가르침이다. 그러므로 수신제가를 동서양의 모든 사람들이 무엇보다 먼저 수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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