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 녹슬고, 기왓장 깨지고...
▶ LA시 예산부족, 한인사회 무관심
한미우호의 상징물이며 LA시 지정 문화 사적지 187호인 샌피드로 우정의 종각이 시정부의 예산부족과 한인사회의 무관심 속에 심하게 훼손돼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지난 76년 10월3일 한미 공동사업의 일환으로 건립된 우정의 종각은 공기중에 섞여 있는 강한 염분으로 인해 종의 표면과 8각정의 단청, 기와 등이 심하게 부식됐으며 일부 몰지각한 관광객들이 돌을 던져 이곳저곳이 보기 흉하게 패여져 있다. 1년반 전에는 지붕에 있던 10여파운드 무게의 기와가 반으로 조각나 떨어지는 바람에 사람이 다칠뻔한 적도 있었다.
한국문화원은 지난 98년 5월과 11월 두차례에 걸쳐 2만2,000여달러를 투입, 단청보수와 페인트 칠을 새로 했으나 이 역시 공기중의 강한 염분으로 인해 벌써 군데군데가 부식돼 있다. LA시 문화재관리국은 최근 우정의 종각을 점검한뒤 ‘종 상태의 심각성을 우려, 부식상태가 매우 심각해 종각의 주요 부위에 녹이 슬지 않도록 어떤 형식으로든 코팅을 해야 한다’고 공원관리국에 권고까지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공원 관리국은 예산과 기술부족을 이유로 보수작업에는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종각관리에 할당한 연 1만달러의 예산은 조경작업에만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필 올랜드 공원관리소장은 22일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기도 하지만 한국 전통건축 양식에 대한 기술적인 지식이 부족해 자체 보수공사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라며 "종각의 항구적 보존을 위해서는 한인 전문인력에 의한 근원적인 보수작업이 이뤄져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문화원 관계자는 "우정의 종각은 한국정부가 미국측에 기증한 것이기 때문에 관리의 기본적인 책임은 시정부에 있다"고 전제한뒤 "임시방편식의 1회성 보수작업 보다는 시정부와 한인사회가 힘을 모아 장기적 차원의 관리·운영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인사회의 무관심도 우정의 종각이 방치된 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광복절과 독립기념일등 주요 기념일때 마다 한인사회 대표인사들이 우정의 종각을 찾고 있지만 종각의 훼손상태에 관심을 갖고 문제 제기를 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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