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당대회의 마지막 날에 행한 앨 고어 부통령의 대통령후보 수락연설이 기대 이상의 ‘약발’을 보였다.
LA 민주당 전당대회 폐막 후 실시된 USA투데이와 CNN의 공동 갤럽 여론조사에서 고어는 공화당 대통령후보인 조지 W. 부시 주지사에게 일방적으로 밀리던 지지도에 두자릿수의 부양력을 제공하면서 깜짝 쇼에 가까운 뒤집기를 끌어냈다.
본선을 11주 남겨둔 시점에서 16포인트 차의 간격을 보였던 지지도를 47%대 46%로 반전시킨 것. 도저히 손쓰기 힘들 것처럼 보이던 패색 짙던 판세를 일거에 뜯어고쳐 놓은 셈이다.
그의 지지율이 치솟은 데에는 여성과 무소속 유권자들의 U턴이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남성 유권자들이 전통적으로 공화당 지지세력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여성표 확보는 백악관 입성을 노리는 고어가 충족시켜야 할 필수조건이었으나 전당대회 시작 전까지만 해도 고어는 42%-51%로 부시에게 밀리는 등 ‘여심’을 잡지 못한 상태였다.
그러나 낙태선택권 존중, 출산 휴가와 간병 휴가제 강화, 환자권리 장전 추진, 총기규제 확대, 교육환경 개선 등 여성들의 입맛에 맞는 메뉴들을 끼워 넣은 후보수락 연설 이후 그에 대한 여성들의 지지율은 58%로 급등한 반면 부시의 인기는 36%로 추락했다.
"여성을 존중하는 가정적인 남편"이라는 티퍼의 소개와 단상 위에서 연출된 고어 부부의 정열적인 입맞춤,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는데 초점을 맞춘 폐막일의 전체 분위기도 돌아섰던 여성표를 끌어오는데 보탬이 됐다.
무소속 유권자들의 지지율 역시 전당대회 전의 33%-52%에서 43%-43%로 균형을 이루었다.
소셜시큐리티와 감세등 민감한 부문에서 근로가정 위주의 구체적인 정책공약을 펼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고어 진영은 선거가 다가옴에 따라 유권자들의 판단 기준이 ‘개성’에서 ‘정책’으로 이동중이기 때문에 10월의 양당후보 TV토론회를 거치고 나면 고어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판세가 고정될 것으로 내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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