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공식후보’들 사이의 본격적인 유세전이 시작됐다.
전당대회를 마치고 민주당의 기수로 등극한 앨 고어 민주당 대통령후보는 러닝메이트 조셉 리버맨의 출신지인 위스콘신으로 날아가 예를 갖춘후 미시시피강을 따라 내려가며 아이오와, 일리노이를 거쳐 미주지의 유권자들을 찾아나서는 ‘유람선 유세’에 돌입했다.
민주당 전당대회동안 잠시 휴식을 취하던 조지 W. 부시 공화당 대통령후보도 몸을 일으켰다. 부통령후보인 딕 체니와 함께 그가 당도한 첫 유세지는 민주당 고어 후보의 텃밭인 테네시주였다.
두 후보는 이번달말까지 상대와의 격차를 어느정도 벌이느냐에 따라 11월 선거의 승패가 갈릴수 있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9월1일부터 4일까지 계속되는 노동절연휴 이전에 민심을 잡아놓지 않으면 시드니올림픽이 끝날때까지 효과적인 유세를 펼치기 힘들다는 자체 판단 때문이다.
공식 유세전은 양후보가 서로 비슷한 조건에 처해있다는 가정하에서 시작됐다.
그동안 부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고어를 일방적으로 압도했지만 전당대회특수 탓인지 17일 발표된 NBC뉴스의 서베이에서는 46%대 43%로 부시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오차한계 4.4%를 감안한다면 양후보의 우열을 가리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NBC뉴스의 여론조사만으로는 정확한 판세를 읽어내기는 힘들지만 어쨌건 승부를 원점근처로 돌린 고어는 과거 3차례의 선거에서 민주당에게 표를 몰아주었던 미시시피지역의 3개주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본게임을 시작했다. 현재 이들은 모두 경합주로 불리되어 있다.
본게임에 나선 고어는 속이 편치 못하다. 당내 진보세력이 그의 중도주의노선에 반발하고 있는데다 클린턴 대통령의 퇴임후 기소여부를 결정하게 될 대배심원단 구성이라는 악재까지 터져나왔기 때문이다. 클린턴과의 고리를 완전히 끊지 못한 상황에서 모니카 르윈스키의 망령이 되살아는 것은 고어의 입장에서는 곤혹스런 일이 아닐수 없다.
낙천적인 부시는 고어의 지지도 반등을 거품으로 보고 있다. 그는 지역별 선거인단 확보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고 확신한다.
부시가 민주당 전당대회폐막후 첫 유세지로 고어의 텃밭을 잡은 것은 이런 맥락에서 절묘한 선택이었다.
우선 고어의 앞마당으로 치고 들어감으로써 그동안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렸던 언론의 관심을 일거에 돌릴수 있고, 둘째로 고어가 자신의 출신지에서도 승리를 낙관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부각시킬수 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테네시는 고어가 미미한 우세를 기록중인 경합주에 속한다. 그러나 텍사스에는 부시의 깃발이 확실하게 꽃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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