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자의 소리
▶ 방준재(미주한인청소년재단 회장)
“미주동포들은 왜 태평양만 바라보고 사는지-.”
지난 방한시 정부 모 부처의 젊은 과장을 만났을 때 내게 불쑥 던진 말이었다.
무슨 소리인가 의아한 눈초리를 의식했는지 그의 이어지는 설명에서 미주 한인들의 본국지향성을 빗대서 하는 말로 이해하기 시작했다. 미국이 지리적으로 태평양과 대서양 사이에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며.
세계화를 부르짖으며 한국사람이 아니면 아무도 알아볼 수 없는 Se Gye Hwa로 영문 표기하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정책방향이 해외동포의 한국화로 벌써 바뀌어졌는지 아니면 IMF 후 해외동포 자금의 본국 유입 목적을 위해서인지는 모르지만 정부관계자, 체육 문화단체, 정치인들의 미주 출입이 뻔질나다.
정치인들은 미주후원회를 만들고, 체육문화단체는 미주지부를 하루가 멀다하고 만드는가 하면 동포사회에서 모금된 자금으로 본국방문을 권장하는 등 한인사회의 흐름이 온통 태평양쪽, 본국으로만 향하고 있음을 보고 있는 요즘이다. 특히 올들어 더 야단이다.
다시 세계화를 부르짖으며 기치를 한창 높이던 문민정부 시절로 돌아가 보다. 미국을 방문했던 김영삼 전직 대통령은 “시집간 여인처럼 여기서 잘 살아보라” 하지 않았던가.
“우째서 이런 일이” 생기는지는 모르지만 사람마다 고국을 떠나 살면서 고국에 대한 향수심과 고국애는 누구나 다 가지고 있어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아련한 고향에 대한 수구초심적 정서를 자기 세의 확장이나 자기 단체의 영향력 확대로 이용할 수도 있다고 치자. 그러나 여기서 주류사회 진입과 차세대를 위한다며 목청껏 부르짖는 한인사회 각종 단체들은 이곳의 영향력 확대나 한인사회의 미래지표 확립에는 실질적 참여가 그리도 어렵고 인색한가 물어보고 싶다.
우리는 언어와 문화가 다른, 거기다가 생김새까지도 전혀 다른 이질감 속에 살아가야 하는지는 모르지만 우리의 조그마한 노력이 계속된다면 우리도 이 사회에서 당당한 구성원으로 우리의 자리매김을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우리 한인은 조국애도 가지고 정체성도 유지하면서 이 땅에서 진정한 광개토왕적 웅지로 개척자 정신을 잃어버리지 않을 때 맨하탄 대로를 우리 다 같이 활보하는 날이 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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