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은 여름의 한 복판이지만 기온은 11월말처럼 쌀쌀하다. 아침하늘은 회색이고 을씨년스럽게 바람까지 분다.
북가주 샌프란시스코의 이상저온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다운타운 마켓 스트리트에서 근무하는 회사원들은 겨울철에나 볼 수 있는 트렌치코트차림으로 안개를 헤치며 출근을 한다. 거리 모퉁이의 신문가판대는 추위를 막기 위해 휘장이 둘러있고 장미를 파는 노인은 털모자에 장갑으로 무장하고 있다.
출근하기 위해 퍼스트와 마켓 스트리트교차점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코트니 셔머는 가죽재킷에 코두로이 바지, 부츠차림이다.
"추운 것이 싫다. 남가주의 오렌지 카운티에서 살다가 3년 전 이사왔는데 여름이 어렇게 추울줄은 몰랐다"
미국에서 현재 가장 기온이 낮은 샌프란시스코지역은 밤과 아침녘에는 50도를 기록하고 있다. 낮최고기온이라야 겨우 60도선을 맴돈다.
추운 날씨로 커피등 더운 음료를 파는 카페는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고 유니언 스퀘어인근의 선물가계에서는 스웨터가 팔리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지역의 7월 평균기온은 63도가 정상이지만 최근에는 이보다 5도가량 낮은 기온분포를 보이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곳에서 베이 브리지를 타고 차로 불과 10분거리에 있는 오클랜드는 무려 10도가 높다는 것이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내륙으로 들어가면 갈수록 기온은 지속적으로 올라가 본격적인 여름이 이글거린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 사람들은 이같은 기후에 대단한 프라이드를 갖고 있다.
적도의 태양을 내세우는 하와이 사람들이나 가을단풍을 뿜내는 업스테이트 뉴욕주민들처럼 샌프란시스코주민들에게 안개는 바로 자신의 상징이기도 하다.
"누가 뭐래도 이곳 날씨는 현재 미국에서 가장 좋다"
30년 평생을 이곳에서 살아 온 웹페이지 디자이너 스카이 퍼난데스는 말한다.
그린이라는 이름의 여인도 거든다.
"샌프란시스코의 여름날씨를 불평하는 사람들은 다른 지역의 기후가 얼마나 불편한지 몰라서 그런다. 아침 늦게 걷히는 안개는 오후 늦게나 다시 돌아오는데 그동안의 날씨는 그야말로 완벽하다"
그린은 동부 커네티컷주 하트포드에서 살다가 12년 전 이곳으로 이주했다.
날씨에 대한 불평은 관광객들로 부터도 나온다.
"형편없는 날씨다. 아직 수영을 한 번도 하지 못했다. 어제는 한 낮에 수영을 하려고 했지만 안개가 걷히지 않아 결국 못하고 말았다"
프랑스 리용에서 온 여행객 코린 굴롱은 투덜댄다.
샌프란시스코가 이처럼 이상저온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은 캘리포니아 내륙지역인 센트럴 밸리의 기온상승에 따른 것이다. 즉 내륙지대의 기온상승이 주변지역에 저기압을 형성, 해풍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샌프란시스코 앞바다의 수온은 약 55도로 태평양수면에서 내륙을 향해 부는 바람은 결국 차가운 공기를 몰고오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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