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피코 리베라의 조용한 주택가에서 발생한 엽기적 가족 살해사건은 주변뿐 아니라 LA시 전체를 발칵 뒤집었다.
건장한 42세 아버지와 17세의 아들, 13세의 딸, 10세 아들이 한꺼번에 떼죽음을 당했을 뿐 아니라 이들이 모두 칼로 난자 당한 채 숨졌기 때문이다. 39세의 어머니도 칼에 맞았지만 생명은 건졌다.
이 끔찍한 살인사건은 온 동네를 경악시켰다. 주민들은 엽기적 연쇄살해범 출몰이 두려워 이날부터 창문과 도어를 꼭꼭 잠그고 더운 여름의 낮과 밤을 지내야 했다.
스포츠 패밀리로 잘 알려진 이들 가족의 지난 23일 장례식에는 무려 1,200명의 애도객이 모여 하루 빨리 흉악한 살해범을 잡아 이들의 원혼을 달래야 한다고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주민들은 지난 26일 밤 또다시 더 큰 충격에 휩싸였다. 카운티 셰리프에 의해 체포된 두명의 살인용의자들이 바로 피살 가정의 딸 모니카 디아즈(16, 엘란초 고교 재학중)와 남자 친구인 동급생 마이클 나란조(17)란 사실을 밝혀졌기 때문.
이날 셰리프는 피코 리베라 시청에 모인 주민들에게 "살해 용의자가 잡혔으니 안심하라"고만 발표했지만 이웃과 학교 관계자들은 피코 리베라 셰리프 스테이션 앞에서 청소년 교도소로 이송되는 용의자 모습을 직접 보고 "모니카다!" "오마이 갓! 이럴 수가?"라며 넋을 놓았다.
27일 리 바카 카운티 셰리프 국장과 길 가세티 카운티 검사장이 공식적으로 용의자들의 이름과 혐의내용을 밝힌 후에도 이들은 여전히 믿기 어렵다는 표정이다.
모니카 디아즈는 죽은 리처드 플로리스의 질녀로 10여년 전 교통사고로 친모가 사망한 후 이복 여동생과 함께 삼촌의 딸로 입양되어 성장했다.
주변에서는 1년전 마이클 나란조와 사귀어 꼭 붙어다닌 것 외에는 공부도 잘하는 성실한 모범생이었다고 전했다.
또 마이클도 엄격하고 자상한 부모 밑에서 착실한 학교생활을 한 것으로 교사와 친구들은 말했다. 또 이들은 둘 다 킨더가튼부터 지금까지 조그만 징계처분도 받은 바 없었기 때문에 누구도 이같은 엽기적 범행을 저지를 것을 예상치 못했다며 놀라고 있다.
셰리프 관계자에 따르면 모니카와 마이클은 둘의 관계를 인정하지 않는 엄격한 부모를 살해하기로 공모한 후 이날 밤 모니카가 집 뒷문을 열어놓고 자는 척 했다.
수사관들은 피묻은 칼을 뒤뜰에서 발견했고 마이클의 집에서 또다른 흉기를, 또 모니카에게서도 혈흔 등을 찾아냈다며 기소에 충분한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모니카가 공모나 사주뿐 아니라 직접 살인행위에 가담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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