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은 스웨덴의 A.B.노벨의 유언에 따라 1896년 그의 유산을 기금으로 제정한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상이다.
노벨은 참된 인도주의자이고 이상주의자였음에도 불구하고, 파괴적인 다이너마이트의 발명 때문에 생전에 그의 평가는 결코 좋은 편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는 억울한 심정과 평화를 바라는 뜻에서 노벨상 제정을 유서에 남겼다. 그리고 그의 전 재산 3100만크로나로 노벨상 기금이 조성됐다.
지난달 말 전세계를 들썩하게 만든 지놈(Genome) 지도의 초안 발표는 인간 생명의 신비를 벗길 수 있는 새로운 지평이 열린 혁명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이 발표는 이미 올해의 노벨상 감으로 예정되고 있다.
비록 초안이긴 하지만 이를 토대로 암 등 불치의 병으로 알려져 있는 유전적 질병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인간생명도 연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 다. 인간 DNA 염기 서열을 100% 분석한 유전자 지도는 2003년께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독일식 발음으로 ‘게놈’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지놈은 생물세포에 담긴 유전정보 전체를 뜻한다. 30억개의 DNA 염기 서열이 어떤 구조를 갖고 어떻게 배열되어 있는가를 보여주는 ‘지놈 지도’는 염기 서열이 어떻게 질병을 야기하고 병을 예방하는지를 알아내는 초석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유전자의 비밀이 풀릴 경우 우성인자만 갖춘 아이를 양산하는 등 인간자체의 조작도 다능해져 인간 지놈 프로젝트가 인류의 재앙을 불러올 ‘21세의 바벨탑’이나 ‘판도라의 상자’가 될 수 있다는 부정적 시각도 적지 않다. 조물주가 창조한 인체 유전자의 설계도가 모습을 드러냄에 따라 이를 토대로 태아에게 새로운 유전자를 주입시켜 ‘주문형 태아’나 ‘복제인간의 탄생’을 배제할 수 없다는 등의 이유 때문이다.
지난달 발표도 인간지놈 프로젝트 초안을 일부국가나 민간기업이 독점한다는 것은 반인륜적 처사라는 국제사회의 반발에 부딪쳐 사실이 밝혀진 것보다 뒤로 미루어 26일 공동발표 한 것이라고 한다.
지놈 지도의 완성은 윤리적 문제와 함께 발전시켜야 한다는 조심스러운 시각이 나오고 있다.
노벨상의 참뜻처럼 지놈지도의 초안이나 앞으로 완성될 이론이 이기집단에 의해 인간이나 생태계를 파괴하는데 남용되지 않고 인류의 행복을 위하는 데만 응용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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