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명 티벳 지도자 달라이 라마(65) 열기가 남가주에 뜨겁다.
지난 23일 롱비치에서 강연회와 질의응답 기회를 갖기 시작한 이래 24일부터 4일간은 LA의 스포츠 아레나에서 연일 1만 이상의 군중과 대했다. 28일에는 풀러튼에서, 또 29일에는 글렌데일 포레스트 론에서 또한번 1,000여 추종자들과 만났다.
지극히 평범한 외모의 그는 쉬운 말과 논리, 또 천진난만한 동작과 넘치는 유머로 ‘평범한 진리’를 설파, 모인 사람들을 매료시킨다. 어린애 같은 표정으로 생글생글 잘 웃는다. 아무리 어려운 질문을 퍼부어도 쉽게, 간단 명료하게 푼다. 때로는 맨머리를 북북 긁으며 "난 모르겠는데요?"라고 한다. 엄숙한 강연장에서 무심중 하는 손발장난이 좌중을 동심으로 돌아가게 한다.
그에겐 유난히 세계에서 내로라 하는 할리웃 배우 추종자들이 많다. 1만여명 군중이 내뿜는 열기로 찜통이 됐던 스포츠 아레나에서의 집회에도 배우 리처드 기어, 골디 혼, 커크 러셀과 감독 올리브 스톤과 조지 루카스 등이 나타나 1시간 강연에 1시간30분 질의응답 동안 꼼짝하지 않고 달라이 라마의 말을 경청하고 존경의 눈으로 그를 주시했다.
29일 글렌데일 포리스트론에서의 그의 공식 일정은 미국 내에 처음 만들어진 티벳 불교 기념관에서 세계에서 몇개 안되는 "세계 평화 기원 삼차원 만달라"에 대한 비공식 축복집회가 다였다. 그러나 달라이 라마가 온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가깝고 먼 곳의 추종자들이 몰려왔고 달라이 라마는 예정에 없이 또다시 1,000여명의 관중을 대했다.
이날 사회는 유명한 여배우 샤론 스톤(42). 남편과 갓 입양한 아기를 대동한 그녀는 맨발에 화장기도 없이, 그리고 복장도 수수하기 짝이 없게 하고 나타났고 달라이 라마를 소개하면서 그녀답지 않게 긴장했다.
이날 달라이 라마는 "사랑이 있는 곳에 행동이 있다"며 자신의 지식과 능력을 긍정적으로 쓸 것을 강조했다. 또 세상을 어린아이 같은 눈으로 보면 마음은 자동적으로 넓어진다고도 말했다. 1시간 이상의 질의응답도 파격 자체였다. 한 여학생이 "문제투성이 유혹과 환경에서 어찌 벗어나면 좋을까요?"라고 묻자 달라이 라마는 "그러기에 인생이 쉽지 않은 거지"로 응수, 폭소를 자아냈다. 그런 다음 "성경이나 다른 현인들의 금언을 자꾸 읽으며 추스르고 자부심을 가지고 도전해 나가라"며 연단 위로 불러내 눈물을 쏟는 그를 따뜻하게 포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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