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있었던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미 태권도 대표 선발전에서 한인 소녀가 승부에서 벗어난 ‘인간미’를 보여줘 화제가 된 바 있다.
지난 5월 미 대표 선발전 결승에서 부상중인 친구와 맞붙게 됐으나 “부상을 입은 친구와 싸울 수 없다”는 이유로 올림픽 티켓을 양보한 에스더 김양이 그 주인공이다.
마치 할리우드 영화의 각본처럼 짜릿한 명승부들은 팬들에게 ‘오락’을 선사하지만 에스더양이 선사한 스포츠맨십은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한다.
지난 8일 뉴욕주 업스테이트 로체스터에서 열린 LPGA 골프대회 취재차 현지에 파견된 기자는 박세리와 김미현 선수가 함께 라운딩한다는 사실에 큰 기대를 걸었었다.
미 LPGA에서 활약중인 한인 낭자들중 1,2위를 다투는 이들 두명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도 중요했지만 함께 라운딩하는 이들이 서로 정답게 ‘동포애’를 나누는 장면을 보고 싶었다. 기자의 입장으로 봤을 때 그 어떤 성적과 대회의 결과보다 값질 수 있는 좋은 기사거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로에 대한 두 선수의 표정은 너무나 차가왔다. 정다운 모습은커녕 서로 샷을 할 때 쳐다보지도 않는 냉기가 돌았다.
물론 서로 개인에 대한 감정도 있었겠지만 기자는 그 모습을 보면서 사회와 언론의 책임이 크다는 생각을 했다. 성적에 의존하는 사회....경쟁을 부추기는 언론...
극적인 우승은 팬들에게는 잠시동안의 ‘오락’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에스더양이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꿈인 올림픽 진출 티켓을 친구에게 양보하는 모습은 우리가 수시로 마음속에 떠올리며 우리의 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좋은 예’로 영원히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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