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1월의 날씨는 바람 불고 추운 날의 연속이다.
친구들과 2년 전부터 계획한, 하와이에서 한 달 살기를 하기로 했다.
생각하면 한 달이 좀 무리한 면도 있었지만 우리들의 삶에 선물 같은 시간이라며 과감하게 떠났다. 8시간 비행 끝에 도착한 곳은 따뜻한 햇살과 훈풍이 부는 곳이었다.
짐을 풀 장소로 가는 도중에 창 밖을 바라보며 상념에 잠겼다.
기관지가 약해 겨울에는 따뜻한 곳에서 살기를 바라던 남편의 얼굴이 떠오른다.
주식 투자해서 돈 벌면 하와이처럼 따뜻한 곳인, 겨울이 없는 곳에 가서 살겠다고 하더니 뜻하지 않게 내 곁을 어느 날 훌쩍 떠났다. 하와이보다 더 따뜻한 ‘천국'으로… 마음이 뭉클해지며 예전의 추억이 떠올랐다. 생각에 푹 잠겼을 때 어느새 도착했단다. 나의 눈가는 촉촉해진 것 같다. 마음을 추스르고 차에서 내렸다.
그런데 야단이 났다. K가 “내 가방 못 보았느냐고" 하였다.
아뿔싸! 공항 대기실 의자에 두고 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여행경비, 신분증 등등 중요한 것이 들어있는 가방이었다. 너무 놀란 우리들은 서로 기가 막힐 뿐이었다. 다시 차를 돌려 공항으로 가면서 ‘간절한 기도'를 드리면서 초초한 마음이었다. “제발 아무도 안 가져가길 바라며 그 자리에 가방 혼자서 주인 오기만을 기다리겠지" 하면서…
차에서 내려 숨이 넘어갈 듯이 달려가니 우리들이 떠나간 자리에 한 시간 이상을 그 자리에 있어준 가방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 서로 부둥켜안고 환호의 기쁨의 소리가 공항 건물에 생기가 도는 듯 했다.
얼마나 반갑고 반가웠던지 정말 선물 같은 시간을 경험한 것이다. 아직은 좋은 사람이 많구나! 절실히 느꼈다. 자기 것이 아닌 가방을 은근슬쩍 누군가가 가져 갈 수도 있는 일인데도… 살만한 세상이구나! 하는 마음에 안정이 되며 우리는 서로 웃음꽃을 피웠다. 삶에 있어서 ‘웃음꽃'은 돈 안들이고 언제나 피울 수 있다.
나 자신은 물론이거니와 타인에게도 웃음꽃을 선물로 줄 수 있다.
미지로의 여행은 일상적인 생활에서 탈출해 새로운 곳을 경험하며 자기 자신의 일면(一面)을 알게 해준다. 미처 알지 못했던 일도 깨닫게 된다.
여행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새로운 경험을 하며, 새로운 시각(視覺)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일상 생활로 돌아 와서도 종종 그 얘기를 하면 웃음을 자아낸다.
날마다 감사한 마음에 ‘웃음꽃'이 피어나며, 잔잔한 파도처럼 밀려오는 그곳에서 보낸 시간이 지금도 생생하게 떠오르며 나의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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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미영 포토맥 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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