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싱턴포스트 특약 건강·의학 리포트
▶ 단어와 이미지 무작위로 떠올리는 기법
▶ 잠들기 직전 뇌의 ‘미세 꿈’ 상태 모방
▶ 불안과 걱정 차단… “간단하지만 효과”
잠들기 어렵거나 자다가 자주 깬다면? 캐나다의 사이먼 프레이저 대학 인지과학자인 루크 보도인 교수가 개발한 ‘인지적 셔플링(cognitive shuffling)’이라는 기법을 시도해보라. 이는 서로 다른 이미지나 생각이 담긴 카드 한 벌을 머릿속에서 섞는 것과 거의 비슷한 방식이다. 연구에 따르면 이 방법은 우리가 졸음에 빠질 때 뇌가 자연스럽게 하는 일을 모방하는 것일 수 있다.보도인 교수가 대학에 다니던 시절, 그는 잠드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보도인 교수는 인지과학과 심리학을 공부하고 있었기 때문에 스스로를 대상으로 실험을 시작했고, 우리가 졸음에 빠질 때 뇌가 자연스럽게 하는 것으로 보이는 과정을 의식적으로 모방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보도인 교수는 “사람들이 잠에 막 들려는 순간에 깨우면, 흔히 아주 짧은 ‘마이크로 꿈(micro-dreams)’을 꾸고 있었다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꿈은 무작위적인 이미지나 장면일 수 있으며, 잠드는 과정에서 방해를 받지 않는다면 보통은 깨어났을 때 기억하지 못한다.
보도인 교수는 이런 ‘꿈 같은’ 사고방식을 모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그는 이를 통해 자신의 뇌를 속여 더 빨리 잠들게 할 수 있기를 기대했다. 그는 이 방법을 ‘연속적 다양한 상상 과제’ 혹은 ‘인지적 셔플링(cognitive shuffling)’이라고 부른다. 이는 서로 다른 이미지나 생각이 담긴 카드 한 벌을 머릿속에서 섞는 것과 거의 비슷한 방식이기 때문이다.
보도인 교수는 “나는 이 방법을 사용하고 있고 실제로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의 연구에서는 이 기법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효과가 있다는 점이 입증되었지만, 이 방법이 얼마나 잘 작동하는지, 그리고 왜 효과가 있는지를 더 확실히 밝히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그와 다른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 왜 많은 사람들이 잠들기 어려워할까스탠포드 대학의 수면의학 전문의 라파엘 펠라요 교수는 “잠에는 본질적인 역설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생물학적으로 잠이 필요하지만, 잠을 자는 동안에는 더 취약한 상태가 된다. 그래서 우리는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자주 깨어난다. 보통 수면 주기 사이마다 약 1시간 30분 간격으로 한 번씩 깨어나며, 그 사이에도 더 짧은 ‘미세 각성’이 자주 발생한다.
펠라요 교수는 “사람들이 밤새 한 번도 깨지 않고 잔다는 생각은 오해”라며 “사실 아무도 완전히 밤새도록 계속 잠을 자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만약 평소 수면에 큰 문제가 없다면 이런 짧은 각성은 기억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면 이런 과도한 경계 상태에서 벗어나기 어려워질 수 있고, 그 결과 잠들기도 어렵고 잠을 계속 유지하기도 어려워질 수 있다.
■ 인지적 셔플링을 시도하는 방법밤중에 깨어 누워 걱정을 하게 되는 일이 자주 있다면, 수면 전문가들은 인지적 셔플링을 시도해 볼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먼저 단어 하나를 떠올린다. 예를 들어 ‘house’처럼 중립적이거나 긍정적인 단어가 좋다. 그 다음 그 단어의 첫 글자로 시작하는 단어를 가능한 한 많이 떠올린다. 예를 들어 horse, harmonica, honey 같은 단어들이다. 각 사물이나 생각을 약 5~15초 동안 머릿속에서 그려 본다. 자신이 그 장면 속에 있는 모습을 상상해도 좋다. (말을 타고 있다… 하모니카를 연주하고 있다… 꿀을 채취하고 있다!)
보도인 교수는 단어들 사이에서 어떤 연관성을 찾으려고 하지 말라고 권한다. 그냥 이미지가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도록 두라는 것이다. 만약 다음 단어가 떠오르지 않아 어려움을 느끼면 다음 글자로 넘어간다. 이 경우에는 ‘o’가 된다. owl, oasis, ocean 같은 식이다. 원래 단어의 각 글자에 대해 이런 이미지를 떠올리다가 잠이 들면 된다. 글자를 모두 사용했는데도 잠들지 못했다면 새로운 단어를 선택한다.
보도인 교수는 “무작위적인 내용을 떠올리는 것은 어렵지만, 이 작은 기법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 기법을 돕기 위한 MySleepButton이라는 앱도 개발했다.
이 방법은 잠들기 직전에 나타나는 사고방식과 비슷한 상태를 만들어 줄 뿐만 아니라, 어느 정도의 뇌 활동을 요구한다. 그 정도의 집중은 우리가 깨어 있게 만드는 걱정이나 문제 해결 생각을 끊어 주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 정말 효과가 있을까보도인 교수는 처음에는 자신의 수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방법을 개발했지만, 인지과학자가 된 뒤 이를 연구하기로 했다. 그와 연구팀은 잠을 잘 이루지 못하는 참가자들을 모집해 두 가지 방법 중 하나를 무작위로 사용하도록 했다. 하나는 이미 효과가 입증된 ‘건설적 걱정 시간(constructive worry time)’이라는 기법으로, 잠자리에 들기 몇 시간 전에 자신의 문제를 글로 기록하는 방식이다. 다른 그룹은 인지적 셔플링을 사용했다. 연구 결과 인지적 셔플링은 동일한 수준의 효과를 보였으며, 잠자기 전 시간을 따로 내야 하는 방법과 달리 잠자리에 들 때나 밤중에 깼을 때 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인지적 셔플링에 대한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지만, 전문가들은 이 이론에 일정한 타당성이 있다고 본다. 존스 홉킨스 수면장애 센터의 의료 책임자인 사라 벤자민 박사는 “이 방법에는 분명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수면 문제는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시행착오가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인지적 셔플링은 언제든 사용할 수 있고 도구도 필요 없으며 부작용도 없기 때문에 환자들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전략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거의 모든 방법을 시도해 봤다고 말하는 환자들에게 종종 이 방법을 권한다.
벤자민 박사는 “이런 제안을 하고 실제로 어떤 방법이 각자에게 효과가 있는지 확인해 보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특히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나 불안을 겪는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이완 기법 없이 밤에 생각이 마음대로 떠돌도록 두는 것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인지적 셔플링 같은 전략이 사고 흐름을 다시 통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펠라요 교수 역시 “계속 같은 생각을 되풀이하며 고민하게 될 때 인지적 셔플링은 시도해 볼 만한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일 일을 걱정하거나 뭔가를 잊었다고 자책하며 침대에 누워 있는 대신, 이 기법은 다른 것에 집중하도록 하여 일종의 주의 분산 효과를 준다”고 설명했다.
만성 불면증이 있는 경우에는 인지행동치료(CBT)가 장기적인 효과에 대한 가장 강력한 근거를 가지고 있다고 펠라요 교수와 벤자민 박사는 말했다. 수면을 위한 CBT를 전문으로 하는 심리학자는 환자들이 불안의 근본 원인을 다루거나, 문제를 강화시키는 습관과 사고 패턴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벤자민 박사는 “이 치료는 ‘어머니에 대해 이야기해 보세요’ 같은 방식의 상담이 아니다”라며 “수면에 매우 집중된 치료”라고 설명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수면 무호흡증이나 갑상선 질환처럼 수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다른 건강 문제도 검사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잠이 오지 않을 때 시도해 볼 다른 방법인지적 셔플링은 밤중에 깨어 있을 때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보도인과 다른 수면 전문가들은 이것이 ‘수면 위생(sleep hygiene)’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수면 위생이란 매일 같은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같은 시간에 일어나며, 잠들기 전 빛과 카페인을 피하는 것처럼 숙면을 돕는 생활 습관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이 제시한 몇 가지 추가 조언은 다음과 같다.
▲잠을 자지 못한 채 침대에 오래 머무르지 말 것
많은 수면 전문의들은 특히 몇 시간씩 깨어 있는 경우 ‘수면 압축(sleep compression)’을 권한다. 펠라요 교수는 수면도 학습된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침대에 깨어 있는 상태로 몇 시간을 보내면, 침대에 있으면서 깨어 있는 데 익숙해지게 됩니다.” 그는 더 깊은 수면을 위해 잠자리에 조금 늦게 들거나 더 일찍 일어나 보는 실험을 해 보라고 권한다. 수면의 질이 좋아지면 필요에 따라 점차 수면 시간을 늘릴 수 있다.
▲걱정할 시간을 따로 정해 두기
스트레스가 되는 생각을 억누르려고 하면 불을 끄는 순간 다시 떠오르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저녁 초반에 몇 분 정도 시간을 정해 다음 날 해야 할 일 목록을 만들거나, 고민거리를 일기에 적어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카페인은 오전에만 섭취하고 술도 주의하기
커피에는 장점이 있을 수 있지만 하루 중 너무 늦은 시간에 많이 마시면 수면을 방해할 수 있다. 또 술은 긴장을 풀어 주고 졸음을 느끼게 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수면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
▲필요하다면 수면 전문의를 찾아가기
수면 장애는 흔하지만 다행히 치료가 가능하다. 펠라요 교수는 많은 환자들이 수년 동안 불면증을 겪다가 도움을 받기 시작하며, 치료 후 몇 주 또는 몇 달 안에 수면이 크게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도움을 받는 것을 미루지 말 것을 권한다. 펠라요 교수는 “사람들이 이런 문제로 계속 고통 받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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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ggie Pen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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