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반복된다. 하지만, 2026년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 혼란하고 복잡하고 심각하다. 250년의 미국은 지금 단순한 불황이나 갈등을 넘어, 문명의 방향타가 통째로 흔들리는 복합 위기에 직면해 있다.
링컨 대통령이 연방의 분열을 막고 루즈벨트 대통령이 경제 붕괴를 수습했듯, 지금 우리에겐 다시 한번 '거인'의 리더십이 절실하다. 그리고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위기 그 자체보다, 위기를 키우는 '무능하고 편협한 리더십'이다.
현재 미국과 세계가 마주한 위기는 피할 수 없는 거대한 파도와 같다.
다자주의는 옛말이 됐다.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강력한 보호무역은 물가 상승과 공급망 붕괴라는 부메랑이 되었고 이로인해 국제 질서는 해체되고 있다.
인공지능(AI)은 생산성을 높였지만, 일자리 위협,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가짜뉴스 등의 리스크로 빠져들고 있다. 식량 위기와 에너지 안보는 인류가 단결을 해도 모지라는 판에 각자도생의 길로 달려가고 있다.
그래서 그 어느때보다도 이 폭풍우와 격량의 파도를 헤쳐 나갈 위대한 선장이 필요한 시기다. 지금의 위기는 과거와 다르다. 19세기엔 전쟁에서 져도 영토가 남았지만, 핵무기와 AI, 기후 위기가 얽힌 현대의 실패는 인류 전체의 퇴보를 의미한다.
지금 대통령의 결정 하나는 단순히 4년의 임기를 결정하는 게 아니라, 향후 100년의 국가 운명을 결정한다. 무책임한 포퓰리즘이나 즉흥적인 보복 정치가 최악의 대통령을 만드는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뷰캐넌과 존슨의 사례에서 이미 배웠다.
제임스 뷰캐넌은 남북전쟁 직전, 노예제 갈등으로 나라가 쪼개지는 상황에서도 "헌법상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책임을 회피하며 갈등을 조정하기는커녕 편향된 판결을 지지하며 분열에 기름을 부었다. 리더의 방관은 중립이 아니라 직무유기이며, 곧 국가의 파멸이다.
링컨의 뒤를 이은 앤드류 존슨은 통합 대신 분열을 택했다. 해방된 흑인들의 권리를 보호하려는 의회의 노력을 거부권으로 무력화했고, 남부 기득권층의 편에 서서 인종 갈등을 고착화했다.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국가의 보편적 가치보다 위에 두는 독선은 민주주의를 마비시킨다.
이들의 실정은 오늘날 우리에게 준엄하게 경고한다. 갈등을 방치 조장하여 자기 진영만 챙기는 '독선'이 결합할 때, 나라는 회복 불가능한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
이 혼란스러운 시대의 대통령이라면, 뷰캐넌의 무기력함과 존슨의 편협함을 반면교사로 삼아 다음의 원칙을 세워야 할 것이다.
첫째, 갈등의 중심부로 걸어 들어가야 한다. 뷰캐넌처럼 법 뒤에 숨어 "내 소관이 아니다"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 AI로 인한 실직, 관세로 인한 물가 폭등 현장으로 직접 가서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통합은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반대파와 밤새 토론해서라도 합의점을 찾아내는 '능동적 중재자'가 되어야 한다.
둘째, 국가의 '도덕적 나침반'을 바로 세워야 한다. 존슨처럼 특정 집단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보편적 인권과 정의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 당장은 표가 안 될지라도, 100년 뒤 미국의 가치를 지키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것이 기후 위기 대응이든, 기술 윤리 확립이든 대통령은 눈앞의 지지율보다 국민의 생존을 우선순위에 두어야 한다.
셋째, 제도와 규범을 존중하는 품격을 보여야 한다. 권력은 칼이 아니라 방패다. 이민자와 같은 소수계와 반대 편을 공격하며 내 편을 만드는 정치는 결국 나라를 멍들게 한다. 워싱턴이 스스로 권력을 내려놓아 민주주의의 기틀을 닦았듯, 국가 가치와 법치주의라는 선을 지키는 절제된 리더십이 필요하다.
훌륭한 국민들이 위대한 대통령을 뽑고, 그 대통령의 품격과 결단이 자신과 국민의 위대함을 만든다. 지금은 '자기 집단만의 잘사는 법'을 외치는 선동가가 아니라, '함께 살아남는 길'을 고민하는 철학을 가진 지도자가 필요한 때다. 우리가 바라는 대통령은 완벽한 초인이 아니다.
자신의 실수를 인정할 줄 알고, 비판에 귀를 열며, 국가의 미래를 위해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걸 줄 아는 사람이다. 역사는 지금 이 순간의 리더를 '제2의 링컨'으로 기록할지, 아니면 '제2의 뷰캐넌'으로 기록할지 냉정하게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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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찬/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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