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침투작전용 장비 운송 포착
▶ 군사작전 임박설 긴장 고조
▶ 베네수엘라 “봉쇄는 불법”
▶ 양측 ‘벼랑끝 대치’ 일촉즉발

지난 23일 푸에르토리코의 루즈벨트 로즈 미 해군기지에 미 공군 및 해병대 군용기들이 대거 배치돼 있다. [로이터]
미국이 베네수엘라 인근 카리브해 지역으로 특수작전용 항공기와 병력, 장비를 대거 이동시킨 정황이 포착됐다. 베네수엘라를 겨냥한 육상 공격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베네수엘라 국회도 미국의 봉쇄 조치를 불법으로 규정한 법을 통과시키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카리브해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빠르게 고조되는 분위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 미군 특수부대용 CV-22 오스프리 수송기 10여 대가 전날 밤 미국 뉴멕시코주 캐넌 공군기지에서 카리브해 지역으로 이동했다고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또 포트 스튜어트와 포트 캠벨 육군기지에서 출발한 C-17 수송기도 베네수엘라 인근 미국 영토 푸에르토리코에 도착했다.
이들 수송기는 군 병력과 장비를 운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캐넌 공군기지와 포트 캠벨 육군기지에는 각각 제27 특수작전대대, 제160 특수작전항공연대가 주둔하고 있다. 모두 고위험 침투와 구출작전 등을 수행하는 정예 부대다. 포트 스튜어트에 있는 제75 레인저연대는 비행장을 장악하거나 미 해군 네이비실·미 육군 델타포스 등 최정예 특수부대를 지원하는 임무를 맡는다.
뉴욕타임스(NYT)도 비행 추적 데이터를 근거로 최근 일주일간 C-17 대형 수송기가 최소 16차례 푸에르토리코로 비행했다고 보도했다. 이 수송기는 일리노이, 버몬트, 애리조나 등 미 본토는 물론 일본 기지에서도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공군 예비역 중장 출신인 데이빗 뎁툴라 미첼 항공우주연구소 소장은 WSJ에 “이들 부대는 작전에 나서기 위해 미리 배치되고 있는 것”이라며 “이제 남은 질문은 최종 목표가 무엇이냐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미군 중·남미 지역을 관할하는 미 남부사령부 대변인은 “장비와 인력의 정기적 순환배치는 표준 관행”이라며 병력 이동을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지상 작전’ 가능성을 직접 입에 올린 바 있다. 그는 지난 12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제 우리는 지상 작전을 시작할 것”이라며 “지상으로 하는 게 훨씬 쉽다”고 했다. 19일에는 NBC 방송에서 베네수엘라와의 전쟁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 “배제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베네수엘라도 물러날 분위기가 아니다. 베네수엘라 국회는 이날 특별 임시국회를 열고 ‘항해와 무역의 자유 보장법’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해상에서 유조선을 압류하거나 항해를 방해하는 행위를 조장하거나 지원, 가담한 자에 최대 20년의 징역형을 선고하는 내용이다. 미국의 베네수엘라 해역 봉쇄를 ‘불법’으로 규정한 것이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23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미국과 베네수엘라 간 긴장 고조와 관련해 긴급 회의를 열었다. 베네수엘라는 미국의 공세가 계속되자 지난 10일 안보리에 긴급 회의를 요청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서 미국은 베네수엘라 테러·범죄 조직이 서반구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며 자국 행동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반면 마두로 정권을 지지하는 중국과 러시아는 위협 행위 중단을 촉구하며 미국과 대립했다.
마이크 왈츠 주유엔 미국 대사는 “우리 이웃과 미국에 가장 심각한 위협은 초국가적 테러와 범죄 집단으로부터 온다”고 말했다. 왈츠 대사는 “실제 제재 대상인 유조선들이 마두로 대통령과 그의 불법 정권에 주요 경제적 생명줄 역할을 하고 있다”며 “제재 대상 유조선들은 마약 테러 조직인 카르텔 데 로스 솔레스(태양의 카르텔)에 자금을 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베네수엘라 유조선 나포는 합법적이며, 관련 작전은 ‘안보 및 인도주의 차원의 노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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