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를 바라보는 관점은 이미 크게 변화했다. 과거에는 얼마나 많이 모았는가가 노후의 질을 결정했지만, 이제는 얼마나 오래 안정적인 소득을 받을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한 질문이 되었다. 시장은 몇 시간 만에도 크게 흔들리고, 금리는 예측하기 어려우며, 의료비와 생활비는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 사람들의 수명은 길어졌지만 그만큼 자산이 오래 버텨 주리라는 보장은 없다.
앞선 칼럼에서 우리는 이러한 환경 변화 속에서 연금이 왜 단순한 금융상품이 아니라 은퇴자의 존엄을 지켜주는 안전망이 되는지 살펴보았다. 그렇다면 다음으로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질문은 이것이다.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많은 사람들이 연금의 필요성을 알고도 실행을 미루는 이유는, 아직 충분히 모른다고 생각하거나 더 준비된 뒤에 결정을 내리고 싶기 때문이다.
하지만 은퇴설계는 생각을 오래한다고 더 좋아지는 계획이 아니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기회는 줄어들고, 조건은 나빠지고, 인컴의 규모는 작아진다. 고정지수 연금(FIA)처럼 인컴 베이스가 복리로 성장하거나 인컴 크레딧이 누적되는 구조에서는 특히 그렇다.
준비할 시간과 실행할 시간은 다르며, 지금은 실행해야할 시간이다. 현재의 경제 환경은 결단을 더욱 필요하게 만든다. 시장 변동성은 과거보다 훨씬 커졌고, 은퇴직후 몇 년 동안의 손실은 평생의 재정 안정성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다. 25%의 시장하락이 발생한 해에 생활비로 5%를 인출하면 자산이 30% 이상 감소하는데, 그 이후 시장이 회복되더라도 줄어든 원금을 다시 끌어올리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인플레이션은 생활비를 빠르게 잠식하고, 의료비와 장기 요양비는 일반물가보다 훨씬 빠르게 오른다.
과거의 은퇴공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이런 환경에서 평생인컴 구조는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인 대비책이 된다. 특히 내가 오래 살면 살수록, 시장이 부진할수록, 인출기간이 길어질수록 손해를 보는 쪽이 보험사라는 점에서 연금의 본질적 가치가 드러난다. 평생인컴은 돈을 받는 구조가 아니라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구조다. 은퇴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자산이 언제 바닥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인데, 인컴이 평생 보장되는 구조는 이 두려움을 근본적으로 없애준다. ‘살아있는 한 끊기지 않는다’는 사실은 수치로 표현할 수 없는 안정감을 준다.
그렇다면 실행의 첫걸음은 무엇일까? 사실은 매우 단순하다. 내가 65세부터 혹은 70세부터 매달 얼마를 받을 수 있는지, 부부공동 종신으로 받으면 어떻게 달라지는지, 장기요양 기능이 포함되면 월 인컴이 얼마나 증가하는지 이 세 가지 숫자를 확인하면 된다. 그 순간 막연함은 사라지고 은퇴의 그림은 구체적인 현실로 바뀐다. 사람은 추상적인 설명으로는 움직이지 않지만, 구체적인 숫자를 보면 결정을 내린다. 그래서 평생인컴 설계는 ‘알아가는 과정’이 아니라 ‘확인하는 순간’에 이루어진다.
연금은 상품자체보다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훨씬 중요하다. 은퇴설계는 상품가입이 아니라 삶의 구조를 만드는 일이며, 인생의 가장 본질적인 질문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이에 대한 해답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결국 우리는 중요한 진실 앞에 선다. 계획은 생각이 아니라 행동이다. 시장은 통제할 수 없고 금리는 예측할 수 없으며 수명은 더욱 우리의 손을 벗어난 문제지만, 평생인컴 구조만큼은 오늘의 결단으로 만들 수 있다.
오늘의 선택은 단순한 금융결정이 아니라 20년, 30년 후의 삶을 결정하는 선택이다. 지금 결정을 내리면 당신의 은퇴는 불안에서 안정으로, 위험에서 확실성으로, 걱정에서 존엄으로 이동한다. 은퇴는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설계하는 일이다. 그리고 그 설계는 바로 지금 첫걸음을 내딛는 순간부터 현실로 작동하기 시작한다.
문의 (703)200-1412
<
앤디 김 Solomon Financial Solution 본부장>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