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러로 제재 대상 유조선”
▶ 베네수엘라산 원유 타깃
▶ 마약선 격참·인근 병력 증강
미국이 베네수엘라산 원유가 실린 대형 유조선을 나포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마약 밀매 조직 수장으로 찍어 축출을 시도 중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무력 위협에 이어 정권 자금줄 차단에도 본격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백악관 행사에서 “우리가 방금 베네수엘라 연안에서 유조선 한 척을 붙잡았다”며 “대형 유조선이다. 아주 크다. 사실상 지금껏 억류한 것들 중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선박의 기름이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는 “우리가 갖게 될 것 같다”고 대답했다. 미국이 해당 원유를 보유할 법적 권한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나포 배경은 “매우 타당한 이유”라고만 설명했다. 복수의 국방부 관계자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미 해안경비대가 나포 작전을 주도하고 카리브해에 배치된 미 해군 병력이 지원했다고 말했다.
법 집행 당국이 소개한 나포 명목은 테러 연루다. 팸 본디 미국 법무부 장관은 엑스(X)에 “해당 유조선은 외국 테러 단체를 지원하는 불법 석유 운송 네트워크에 얽혀 수년간 미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아 왔다”고 적었다. 본디 장관이 언급한 외국은 이란이며 테러 단체는 이란 정규군과 정예군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라고 뉴욕타임스(NYT)가 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하지만 실제 타깃은 베네수엘라 정권이라는 게 중론이다. 선박에 적재된 원유가 베네수엘라산이기 때문이다. NYT는 나포된 유조선의 이름이 ‘스키퍼’이며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의 원유를 운반 중이었다는 미국 정부 관계자의 말을 옮겼다.
베네수엘라 경제의 원유 의존도는 절대적이다. 원유를 팔아 벌어들인 돈으로 식량과 의약품 같은 필수품을 사들이는 구조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창립 회원국인 베네수엘라의 원유 매장량은 세계 최대 규모다. 1990년대 초까지 일일 300만 배럴을 생산했다. 그러나 관리 부실, 미국의 제재, 국영 석유회사의 부패 등 탓에 현재 하루 생산량이 약 100만 배럴 밑으로 줄어든 상태다.
유조선 나포는 마두로 정권을 상대로 트럼프 행정부가 가하고 있는 압박 공세의 연장선상으로 볼 수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인근 카리브해의 미군 전력을 대폭 증강했다. 현재 1만5,000명이 넘는 병력과 최신예 항공모함 제럴드 포드호 등 12척의 함정이 배치돼 있다. 9월 초부터 미군이 카리브해와 동태평양에서 마약 운반 의심 선박을 대상으로 22차례 미사일 공격을 가해 최소 87명을 죽이기도 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