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국 팩트시트 동시 발표…반도체 최혜국 대우 확보, 대미투자 年200억불 한도
▶ ‘北 비핵화’ 재확인…주한미군 지속적 주둔, 핵 포함한 확장억제 언급
▶ 대통령실 “핵잠 건조는 韓서”…국방비는 GDP 3.5%로, 확장억제 美약속 재확인
자동차와 반도체 분야 관세율을 포함한 한미 간의 무역 협상이 최종 마무리됐다.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와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를 포함한 양국의 안보 협상도 문서 형태로 공식화됐다.
대통령실과 백악관은 14일(한국시간) 오전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양국의 관세·안보 협상에 대한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를 동시에 공개했다.
우선 무역 부문에서 가장 관심을 모았던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미국의 관세율은 기존 25%에서 15%로 내리기로 했다.
팩트시트에는 "미국은 한국산 자동차 및 부품, 원목·제재목과 목재 제품에 대한 232조 관세를 15%로 인하한다"는 문장이 포함됐다.
인하 적용 시점이 팩트시트에 명시되지는 않았으나, 앞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양국의 양해각서(MOU) 이행 기금조성 관련 법안을 발의하면 제출되는 달의 1일로 소급 발효될 것으로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달 내 법안이 제출된다면 11월 1일로 소급 적용이 가능한 셈이다.
핵심 전략산업인 반도체의 경우 다른 나라보다 불리하지 않은 조건을 한국에 적용하려 한다는 점을 명시하면서 사실상의 '최혜국 대우'를 보장 받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은 '반도체의 교역 규모가 한국 이상인 국가'를 비교 대상으로 들었는데, 이에 대해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주요 경쟁국인 대만에 비해 불리하지 않은 환경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의약품 관세 역시 15%를 초과하지 않는 선에서 조율하기로 했고, 복제 의약품이나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는 천연자원 등에 대한 15% 상호관세를 없애는 방침 역시 팩트시트에 담겼다.
미국 관세 인하의 '반대급부'인 한국의 대미투자에 있어서는, 우선 조선업 분야에서 1천500억 달러를 투자하고 동시에 양국이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2천억 달러의 전략투자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대신 한국 외환시장의 안정을 위해 MOU에 따른 투자의 경우 한 해에 200억 달러 이상을 요구하지 않기로 한다는 점, 한국이 조달 금액과 시점의 조정을 요청할 수 있다는 점 등의 '안전장치'도 확보했다.
안보 분야에 있어서는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서 제기된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건조 이슈가 포함됐다.
팩트시트에는 "미국은 한국이 핵추진잠수함을 건조하는 것을 승인했다. 미국은 이 조선 사업의 요건들을 진전시키기 위해 연료 조달 방안을 포함해 한국과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는 문장이 실렸다.
이와 관련해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정상 간 논의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국에서 건조하는 것'을 전제로 진행이 됐다. 우리 핵잠을 미국에서 건조하는 방안은 거론되지 않았다"며 한국 내에서 건조할 계획임을 분명히 했다.
역시 관심이 집중됐던 원자력협정 개정에 대해서는 "미국의 법적 요건을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한국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민간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로 귀결될 절차를 지지한다"는 합의 내용이 공개됐다.
사실상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에 있어 한국의 권한을 확대하는 방향으로의 협정이 개정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대목이다.
한미 안보동맹의 포괄적 주제인 '동맹의 현대화'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일단 한국은 국방비 지출액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3.5%로 증액하기로 했고, 또 미국산 군사 장비 구매를 위해 2030년까지 250억 달러를 지출하기로 했다.
'주한미군의 지속적인 주둔을 통한 대한방위공약'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양측이 공감대를 이뤘다.
이 과정에서 양국 정상은 핵협의그룹(NCG)을 포함한 협의 메커니즘을 통해 협력을 강화하기로 약속했다는 점, 미국은 핵을 포함한 모든 역량을 활용해 확장억제를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재확인했다는 내용 역시 문건에 담겼다.
한국은 법적요건에 맞춰 주한미군에 330억 달러 상당의 포괄적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또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해 동맹 차원의 협력도 지속하겠다는 양국의 방침 역시 팩트시트에 실렸다.
한미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의지도 재확인했다는 점도 발표됐으며, 그 연장선에서 2018년 싱가포르 북미 정상의 공동성명을 이행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는 점 역시 소개됐다.
더불어 "두 정상은 대북 정책과 관련해 긴밀히 공조하기로 합의하고, 북한이 의미 있는 대화로 복귀하고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포기를 포함한 국제적 의무를 준수하기를 촉구했다"고 말했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대해서 직접적 언급은 나오지 않았으나, "한미 양국은 북한을 포함해 동맹에 대한 모든 역내의 위협에 대한 미국의 재래식 억제 태세를 강화할 것"이라는 설명을 달아 유연성에 대한 여지를 뒀다.
동시에 "양 정상이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양안 문제에 대한 평화적 해결을 독려했다"는 문장도 병기됐다.
이와 함께 "양측은 2006년 이래의 관련 양해를 확인한다"는 문구도 있는데, 이는 당시 발표된 한미 공동성명에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의 필요성을 존중한다"는 내용이 들어있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팩트시트 발표 소식을 직접 브리핑하면서 "이로써 우리 경제와 안보의 최대 변수 중 하나였던 한미 무역·통상 협상 및 안보 협의가 최종적으로 타결됐다"며 "한미동맹의 르네상스 문이 활짝 열렸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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