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시의 정치 지형이 다시 한 번 요동쳤다.
시애틀지역 진보진영의 대표 인사인 케이티 윌슨 후보가 1,976표 차로 브루스 해럴 시장을 누르고 시애틀의 새 시장으로 당선됐다. 남은 개표 수가 최대 1,320표에 불과해, 역전은 수학적으로 불가능한 상태다.
12일 개표 결과로 당선이 사실상 확정되자, 해럴 시장은 “시애틀 시민들에게 직접 입장을 전하겠다”며 13일 연설을 예고했다. 이번 선거 결과로 시장, 시의회 의장, 시 검사장 등 세 명의 현직 인사가 모두 교체되면서, 시애틀은 2021년과 2023년 보수적 흐름에서 완전히 벗어나 진보진영의 압승을 기록했다.
윌슨 당선인은 이번 선거를 통해 “대기업과 고소득층에 대한 추가 세금 부과”를 공약으로 내세우며, 진보적 세재 개혁과 주거 문제 해결을 핵심 의제로 강조했다.
그러나 새 시의회는 이념적으로 더 분열된 구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돼, 향후 정책 추진에는 상당한 정치적 타협이 필요할 전망이다.
이번 결과로 해럴은 연속 4번째 단임 시장으로 기록됐다. 21세기 들어 두 번 연임에 성공한 시장은 그렉 니컬스 한 명뿐이다. 해럴은 지난 18년간 시의회 의원과 시장을 거치며 시정 경험이 가장 풍부한 정치인으로 평가받았지만, 결국 진보세력의 거센 변화를 막지 못했다.
반면 윌슨의 당선은 시청의 세대교체와 정치적 전환을 의미한다. 새로 구성될 시의회 의원 9명 중 7명은 초선이거나 2년 미만의 경력을 가진 신진 인물들이다. 이는 시정 전반에 신선한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되지만, 행정 경험 부족에 따른 혼란 가능성도 제기된다.
윌슨은 이미 8월 예비선거 이후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자 전환팀을 구성해 인수 준비를 진행해왔다. 다만 이번 선거가 초접전으로 치러지면서, 취임 준비 일정은 예년보다 약 일주일가량 지연된 상태다. 그녀는 시애틀시청 내 전용 사무공간을 배정받았으며, 다음 주 인수위원회 구성과 주요 참모진 명단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번 승리는 윌슨이 정치적 지원 세력에 크게 얽매이지 않은 ‘무부채형 정치’로 평가된다. 선거 초반 대부분의 주요 단체와 정치인들이 해럴을 지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윌슨은 독립 후보로서 자신만의 메시지를 강화하며 유권자층을 확장했다. 특히 대기업 세금 인상안과 공공주택 확충을 지지한 시민들의 표심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윌슨은 당선 확정 직후 “이번 선거는 시애틀의 주거 위기 해결을 위한 강력한 시민의 명령(mandate) 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세대가 모든 역량을 동원해 주택난을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새로운 행정부 구성 과정에서 교통국과 경찰국의 개편이 주목된다. 교통국은 현재 해럴 측근인 아디암 에머리가, 경찰국은 숀 반스가 이끌고 있다. 윌슨은 반스 국장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밝히면서도 “성과 중심으로 판단하겠다”며 유임 가능성도 열어두었다.
시애틀은 내년 1월 1일부터 케이티 윌슨 시장 체제로 공식 전환된다. 진보정책 강화와 시정 개혁의 시험대에 오른 그녀가, 도시의 균형과 협치를 이뤄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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