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기상을 하면 제일 먼저 커피 한 잔에다 한국일보와 현지 신문을 훑어 보는게 일과의 시작인데, 가을의 한가운데에 있는 오늘 아침 문득 떠오르는 사람이 있어 회고해본다.
“인형처럼 웃으며 예쁜 모습으로 떠났어요”라고 신문마다 대서 특필로 올라온 기사를 대하고, 전혀 일면식도, 또 이분의 노래도 들어본 적이 없는 가수 길은정님이 마지막 남긴 일기의 기막힌 글을 소개한다.
“요샌 책을 읽기도 힘겹고 인터넷에서 오랫동안 글자를 읽고 쓰기도 어렵다며 암 세포가 두뇌로 옮겨가 시신경 어느 부위를 누르고 있고, 엄청난 통증을 줄이기 위해 몰핀을 맞고 있다.”
길씨는 마지막 부분에서, “말이 통하는 사람이 곁에 있었으면 좋겠다. 파란색 처럼 순수하고 맑으며 천재성이 빛나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좋아하는 파란색 같은 사람…” 이라며 긴 투병 생활에 외로움을 털어 놓았다.
생전에 고인은 파란색을 좋아했는데 죽기전, CORT 기타 제조회사에서 이니셜이 새겨진 파란색 기타를 만들어 주겠다고 약속, 역시 일기장에 너무 기뻐서,“다시 무대에 서게되면 반드시 파란색 기타를 메고 ‘파랑’보다 더 싱그럽게 연주하고 노래하리라 마음 먹었다.”라고 했지만 회복을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생전에 가수로서, 또 한 인간으로서 얼마나 사랑을 많이 받았던 분인지 몰라도, 세상을 하직하기 전날까지도 라디오 생방송 진행을 하는 투혼을 발휘했다고 하니 진실로 프로정신이 투철한 분이고, 생을 마감하면서도 마지막까지 보여준 이분의 모습을 나름대로 그려 보면서 고인의 명복을 빈다.
이렇게, 글을 읽고 또 쓰고 그리고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은총을 베푸시는 하느님께 모든 영광과 찬미와 감사를 드린다.
요즘 부쩍, 말이 통하는 사람이 옆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회고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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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원/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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