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는 공화당 붉은색과 민주당 푸른색이 교차하는 지역이다. 한동안 푸른색으로 칠해졌던 버지니아가 지난 2021년 공화당 글렌 영킨(Glenn Youngkin) 주지사의 당선으로 붉게 물들었다.
공화당 아웃사이더, 정치 신인이었던 영킨 주지사가 민주당 정치 거물 테리 맥컬리프(Terry McAuliffe)를 꺾는 것은 이변이 아닐 수 없었다. 정치판을 뒤흔들었던 4년 전의 승리를 기억하며 공화당은 올해 주지사 선거에서도 ‘제2의 글렌 영킨’을 기대하고 있다.
폭스뉴스는 공화당 데이브 브랫(Dave Brat) 전 연방 하원의원 인터뷰를 통해 이번 버지니아 선거를 전망했다.
브랫 전 의원은 2014년 공화당 예비선거에서 에릭 캔터(Eric Cantor) 하원 원내대표를 누르고 당선된 인물이다. 당시 공화당은 강경한 티파티(Tea Party)가 주도하고 있어 이들의 지지를 받는 브랫 후보가 공화당 서열 3위인 원내 대표를 경선에서 굴복시키는 이변이 벌어졌던 것이다. 그는 2016년 재선에 성공했으나 2018년 민주당 아비가일 스팬버거(Abigail Spanberger) 후보에 패해 지역구를 내주었으며 스팬버거 의원은 올해 민주당 주지사 후보로 출마하는 등 남다른 인연이 이어지고 있다.
영킨 주지사에 앞서 공화당 정치판을 뒤흔들어 놓았던 브랫 전 의원은 워싱턴 기득권을 비판하며 작은 정부, 풀뿌리 운동을 강조했었다. 그는 “공화당 윈섬 얼-시어스(Winsome Earle-Sears) 후보가 승리하기 위해서는 유권자들에게 강하게 어필할 수 있는 핵심 이슈에 집중해야 한다”며 “2021년 영킨 주지사가 했던 것처럼 학교 내 트랜스젠더 화장실 정책 등과 같은 문화적 논쟁을 통해 교외 지역의 여성 유권자(suburban mom)를 포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브랫 전 의원은 공화당 내부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공화당은 고액 기부자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며 “풀뿌리 지지층을 소홀히 해 당의 기반을 약화시켰다”고 분석했다.
반면 민주당은 경제와 물가 등 생활 이슈를 앞세워 유권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브랫 전 의원은 이를 부정하며 “바이든 행정부 4년 동안 물가상승률은 20%에 달했지만, 트럼프 시기에는 0.5%에 불과했다”면서 “경제 이슈에서도 공화당이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스팬버거 후보의 ‘사회주의 정책’(socialist policies)과 ‘큰 정부’(growing government)를 공격하면서 우리가 경제 논쟁을 주도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민주당 후보가 학교 화장실 정책 등과 같은 민감한 이슈에는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는다는 것도 공세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다수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이 우세한 것으로 발표됐지만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는 만큼 공화당은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충분히 추격이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백악관의 앞마당을 자처해온 버지니아에서 과연 올해도 ‘제2의 글렌 영킨’이 가능할지, 결국 풀뿌리 운동과 민주당의 중도적 메시지 사이에서 유권자들의 선택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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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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