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악관 “민주당이 셧다운시켜…불법체류자들에 의료혜택 제공하려”
▶ 민주 “공화당의 셧다운 시작…국민들 건강보험 보호하지 않으려”
▶ 양당 공히 현재로선 출구전략 생각 않는듯…사태 장기화 우려도

연방 의회 의사당[로이터]
연방정부가 1일 0시 1분(현지시간)을 기해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에 들어간 가운데, 백악관과 민주당은 셧다운 책임을 서로에게 전가하며 여론전을 본격화했다.
이날부터 상당수 공공 서비스가 중단되거나 지연되면서 당장 시민들이 불편을 겪게 된 만큼, 셧다운을 초래한 원인이 상대에게 있다고 주장해 비판을 최소화하고 여론을 유리한 쪽으로 끌고 가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양측은 특히 의회에서 예산안 처리가 불발된 핵심 쟁점이었던 건강보험 문제를 놓고 첨예한 공방을 벌였다.
J.D. 밴스 부통령은 이날 백악관 대변인 브리핑에 직접 참석해 민주당이 정부 운영 재개에 필요한 예산 법안 처리에 협조하는 대가로 불법 이민자를 위한 의료서비스 예산 수십억달러를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번 셧다운을 "척 슈머(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와 민주당 내 극좌 세력"의 책임으로 돌렸다.
밴스 부통령은 슈머 원내대표가 민주당 내 가장 진보 성향으로 알려진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하원의원으로부터 당내 경선 도전을 받을까 두려워 극좌 세력의 요구대로 정부 셧다운을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오카시오-코르테즈 하원의원과 상원의원인 슈머 원내대표는 둘 다 뉴욕주를 대표하며 민주당 내 주도권을 두고 경합하는 신구 세력으로 평가받는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민주당이 "당파적 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민주당은 우리나라를 사보타주하고 미국민을 인질로 잡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레빗 대변인은 특히 "불행하게도 민주당이 정부를 셧다운했기 때문에 대통령은 내각에 지시했고,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이 범부처와 협력해 삭감이 가능한 부분을 식별하고 있으며 우리는 해고가 임박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셧다운이 길어지면 예산을 줄이기 위해 연방공무원을 해고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며 민주당을 압박한 것이다.
백악관은 또 이날부터 홈페이지 최상단에 '민주당이 정부를 셧다운시켰다'는 문구와 함께 셧다운 돌입 이후부터의 경과 시간을 초 단위로 실시간 업데이트하고 있다.
민주당의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0시 직후 엑스에 올린 글에서 "이제 자정이다. 공화당이 미국 국민의 건강보험을 보호하지 않았기 때문에 공화당의 셧다운이 이제 막 시작됐다"며 "우리는 미국 국민들을 위한 싸움을 계속 이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슈머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불법 체류자들에게 무료 의료 혜택을 제공하려고 해서 셧다운이 초래됐다는 백악관의 주장에 대해 "거짓말"이라며 "단 한 푼의 연방 달러도 서류 없는 이민자(undocumented immigrants)에게 건강 복지를 제공하는 데 쓰이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공화당은 여러분의 건강보험을 보호하기보다는 거짓말을 하고 정부를 셧다운시키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셧다운은 공화당과 민주당이 전날 자정 회계연도 종료까지 연방정부 가동을 위한 임시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해 발생했다.
핵심 쟁점은 민주당이 요구하는 '오바마 케어'(ACA) 보조금 지급 연장, 메디케어 예산 삭감 복구였다. 공화당은 이런 복지 정책의 수혜자 가운데 불법 이민자들이 포함돼있다는 이유 등으로 이에 반대했다.
양측이 입장차를 전혀 좁히지 못하면서 셧다운 사태가 이른 시일 안에 끝나지 못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뉴욕타임스(NYT)는 "민주당은 굴복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있고, 공화당도 합의를 타결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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