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글로벌 생산 능력, 수요의 3.4배 달해
▶ 각국 보조금 쏟아부었지만 전기차 ‘캐즘’
▶ 심각한 공급 과잉에 일·유럽 생존 전략 재편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이 실제 수요보다 3배 이상 많은 공급과잉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북미 지역은 생산능력이 수요의 4.8배에 달한다. 각국 정부가 산업 주도권 확보와 공급망 안정을 내세워 보조금을 쏟아부었지만 전기차 시장이 둔화하면서 공급과잉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세계 배터리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중국 기업들이 해외 공략에 고삐를 죄면서 장기적으로 중국 부품에 대한 의존도가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S&P 글로벌 모빌리티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전 세계 배터리 공장의 생산능력은 총 3930GWh(기가와트시)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수요량(1,161GWh)의 약 3.4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공급과잉은 단기간에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와 같이 생산력이 수요보다 3배를 넘어서는 상태는 내년까지 이어지고 2030년에도 2.4배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북미 지역의 공급과잉은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올해 생산능력은 수요의 4.8배에 달하며 2028년까지 4배 이상의 격차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에서 전기차 의무화 정책을 펼치며 전기차 배터리 생산이 크게 늘어났던 것이 주된 배경으로 꼽힌다. 이는 자동차 배기가스 배출 기준을 강화해 2023년 7.6%에 그쳤던 미국 신차 내 전기차 비중을 2032년까지 56%까지 확대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출범하면서 전기차 의무화 정책이 폐지됐고 해당 산업도 직격탄을 맞게 됐다.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공급이 수요를 크게 앞지르면서 배터리 가격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지난해 전기차 배터리 가격은 1GWh당 111달러로 2023년과 비교해 26% 떨어졌다. 내년 말에는 80달러 수준까지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기업들은 생존 전략을 다시 짜고 있다. 파나소닉은 미국 캔자스주 신공장의 완전 가동 시점을 무기한 연기했다. 핵심 고객사 테슬라의 판매 부진으로 재고 부담이 커진 탓이다. 도요타자동차도 후쿠오카현 배터리 공장 건설 계획을 접었고 혼다는 150억 캐나다달러 규모의 캐나다 공장 가동을 2년 늦추기로 했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와 미국 스텔란티스, 프랑스 토탈이 합작해 만든 배터리사 오토모티브셀컴퍼니(ACC) 역시 독일 신공장 계획을 철회했다. 유럽 배터리의 ‘희망’으로 불리던 노스볼트마저 올해 초 파산 절차에 들어가며 업계에 충격을 안겼다.
중국 기업들은 정반대 전략을 취하고 있다.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1위인 중국의 CATL은 헝가리·스페인 등에서 신규 공장 건설에 나섰으며 비야디(BYD)도 배터리 산업에서 공격적인 확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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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이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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