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적의 피아니스트’ 츠지이
▶ 26일(화) 피아노 협주곡 4번
▶ LA필 ‘에그몬트’ ‘영웅교향곡’
![[할리웃보울 하이라이트] 8월의 밤… ‘별빛 아래 베토벤’ [할리웃보울 하이라이트] 8월의 밤… ‘별빛 아래 베토벤’](http://image.koreatimes.com/article/2025/08/15/20250815020515681.png)
피아니스트 츠지이 노부유키(왼쪽)와 지휘자 기에드레 슐레키테. [LA 필하모닉 협회 제공]
여름이 무르익는 8월의 할리웃보울의 마지막 클래식 무대는 오는 26일(화) 오후 8시부터 펼쳐지는 ‘별빛 아래 베토벤(Beethoven Under the Stars)’이다. LA 필하모닉이 들려주는 악성 베토벤의 명작들이 여름밤의 깊이를 더해준다.
이날 연주곡들은 장엄하고 강력한 ‘에그몬트 서곡’으로 시작되며, 이어 선천성 시각장애인으로 ‘기적의 피아니스트’로 불리는 일본 출신의 세계적 연주자 츠지이 노부유키가 피아노 협주곡 4번을 협연한다. 이어 2부에서는 LA 필하모닉이 교향곡 3번 ‘에로이카’로 베토벤의 밤의 피날레를 장식한다.
■ 기적의 피아니스트 ‘노부’
‘노부’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츠지이 노부유키(36)는 태어날 때부터 전혀 앞을 볼 수 없는 선천성 시각장애인이었으나 음악에 대한 천부적 재능을 알아본 부모의 헌신적 노력으로 세계적 피아니스트의 반열에 올랐다. 임윤찬의 깜짝 우승으로 잘 알려진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지난 2009년 공동 우승을 차지하며 음악계에 이름을 알린 츠지이는 “장애는 나를 이길 수 없다”는 소감으로 감동을 줬고, 이후 뉴욕 카네기홀과 영국 런던 로열 알버트홀 등 유수의 공연장 무대에 서며 세계적 연주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시각장애 때문에 모든 곡을 악보가 아닌 귀로만 익혀 연주하고,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에서는 지휘자를 볼 수 없어 몸짓 대신 숨소리로 소통하며 감동의 연주를 들려준다.
■ 지휘자 기에드레 슐레키테리투아니아 출신의 여성 지휘자 기에드레 슐레키테는 현대 클래식 음악계를 대표하는 떠오르는 스타로, 오페라와 심포니 공연에서 깊은 열정과 세심한 해석으로 주목받고 있다.
프랑크푸르트 오페라, 코미셰 오퍼 베를린, 뮌헨 바이에른 오페라 등 유럽 주요 오페라 극장에서 맹활약을 보여줬고 브루크너 오케스트라 린츠의 초청 수석 지휘자로 활동해온 슐레키테에 대해 평론가들은 “섬세하고 낭만적 감성을 담아내는 탁월한 감수성”이라며 높은 평가를 하고 있다
■ 에그몬트 서곡베토벤의 에그몬트 서곡(Op.84)은 1810년 완성된 작품으로, 대문호 괴테의 희곡 ‘에그몬트’를 위한 부수음악 가운데 서곡에 해당한다. 베토벤은 당시 오스트리아 빈을 점령한 나폴레옹 치하의 억압 속에서, 자유와 민족 해방의 메시지를 음악으로 담아냈다.
서곡은 장엄하고 어두운 서주로 시작해 억압과 고난을 표현하고, 이어지는 빠른 전개부에서는 투쟁과 저항의 긴박한 리듬이 전개된다. 특히 종결부에서 울려 퍼지는 승리의 팡파르는 주인공의 죽음이 헛되지 않았음을 상징하며, 자유의 최종적인 승리를 선언한다.
베토벤의 강렬한 관현악 어법과 드라마틱한 구성은, 단순한 극 음악을 넘어 하나의 독립적인 교향적 서곡으로 자리잡게 했다.
■ 피아노 협주곡 4번 G장조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4번 G장조(Op.58)는 1805~1806년에 작곡되어 1808년 빈에서 베토벤이 직접 초연했다. 이 작품은 고전적인 형식 속에서 파격적이고 섬세한 감성을 담아낸 베토벤의 중기 대표작으로 평가된다.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1악장의 시작이다. 당시 협주곡 전통에서 관현악이 먼저 주제를 제시하는 관례를 깨고, 피아노 독주가 잔잔하고 부드러운 선율로 곡을 열어 관객을 놀라게 했다. 이어지는 관현악은 이를 응답하듯 확대하며 전개한다. 2악장은 짧지만 극적인 대화를 그린다. 현악기의 단호하고 엄격한 화음과 피아노의 부드럽고 간청하듯 흐르는 선율이 대립하며, 마치 갈등과 화해의 드라마를 연상시킨다.
3악장은 경쾌하고 활달한 론도 형식으로, 화려한 기교와 밝은 에너지가 넘친다. 피아노와 오케스트라가 주고받는 대화는 자유롭고 생동감 있으며, 작품을 환희 속에서 마무리한다.
■ 교향곡 3번 ‘에로이카’베토벤의 교향곡 3번 ‘에로이카(영웅)’은 1803~1804년에 작곡되어 1805년 빈에서 초연됐다. 이 작품은 길이와 규모, 음악적 깊이에서 당시 교향곡의 틀을 완전히 뒤흔든, 서양 음악사에서 하나의 전환점이 된 걸작이다.
원래 베토벤은 이 곡을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에게 헌정하려 했다. 그는 나폴레옹을 자유와 평등의 혁명을 구현한 인물로 존경했으나, 나폴레옹이 스스로 황제로 즉위하자 분노해 헌정을 철회하고 표지를 찢어버렸다. 그 후 악보에는 단순히 “위대한 인물을 기념하여”라는 문구만 남게 되었다.
1악장은 힘차고 웅대한 주제로 시작해, 대규모의 교향적 전개를 펼친다. 조성의 대담한 변화, 강렬한 리듬, 장대한 구조는 이전 고전주의 교향곡에서는 볼 수 없었던 혁신이었다. 2악장은 장송 행진곡으로, 영웅의 죽음을 애도하는 장엄하고도 깊은 비애를 담았다. 3악장은 경쾌한 스케르초로, 갑작스러운 에너지의 폭발과 활발한 호른 트리오가 인상적이다. 4악장은 변주곡 형식의 피날레로, 승리와 환희로 마무리되며 영웅의 이상이 부활하는 듯한 힘을 전한다.
티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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