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악관 “EU, 네트워크 비용 요구 않기로”…한국 향한 규제 압박 우려
▶ 트럼프 행정부, 한국 망 사용료 문제 디지털 교역 장벽으로 수차례 지목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로이터]
한미 관세협상 시한이 임박한 가운데 유럽연합(EU)이 미국과 최종 관세 협상에서 네트워크 사용료(망 사용료) 문제를 향후 거론하지 않기로 합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정부에서 그간 망 사용료 문제를 한국의 대표적 '디지털 교역 장벽'으로 지목해 온 만큼 초읽기에 들어간 논의 과정에서 미국 측이 이 문제를 한층 강하게 압박할 가능성이 주목된다.
30일 백악관 홈페이지에 공개된 미·EU 관세 협상 보도자료에 따르면, 양국은 불공정한 디지털 무역 장벽을 교정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백악관은 특히 "이 같은 측면에서 EU는 네트워크 사용료를 채택하거나 유지하지 않기로 확인했다"고 명시했다.
EU는 한국과 더불어 구글, 넷플릭스 등 글로벌 콘텐츠 사업자들에 대해 망 비용 기여를 요구하는 움직임이 감지되는 대표적 지역 가운데 하나였다.
이번 협상에서 EU가 향후 이 문제를 아예 거론하지 않기로 못 박은 만큼 이어지는 한국 정부와 관세 협상에서도 미국이 이 문제를 EU에 준하는 수준으로 밀어붙일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3월 공개한 '2025 국가별 무역장벽보고서'에서 해외 콘텐츠 공급자에 대한 망 사용료 부과 법안을 비롯해 온라인 플랫폼 규제법, 외국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사용 제한 정책 등을 '디지털 교역 장벽'으로 지적한 바 있다.
망 사용료 문제는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 빅테크들이 콘텐츠 사업의 주류를 차지하기 시작하며 SK와 KT[030200] 등 국내 통신사들이 도입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문제다.
국내 콘텐츠 제공업체(CP)들은 데이터 전송을 위해 망을 사용하면 그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는데, 빅테크의 경우 트래픽 급증으로 막대한 비용이 발생하는 상황에도 공평한 비용 부담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사업자들의 주장이다.
반면 빅테크들은 이용자들이 통신사에 이미 인터넷 접속료를 지불하는 상황에서 추가 망 사용료를 내는 것은 이중과금이라며 '망 중립성' 원칙에 따라 트래픽 양을 이유로 서비스에 차등을 두거나 추가 요금을 부가해선 안 된다고 맞서 왔다.
지난 국회에서도 관련 입법이 여러 차례 시도됐지만 결실을 이루지 못했고, 22대 국회 들어서도 여러 건의 비슷한 관련법이 발의된 상태다.
업계 안팎에선 이재명 대통령 당선 이후 망 사용료 문제에 대한 제도적 해결책을 내심 기대했으나, 미국 정부가 플랫폼법과 함께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들고나오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한 관계자는 "EU가 아예 망 사용료 문제는 꺼내지 않기로 합의한 만큼 우리 정부에 가해지는 압박이 상당할 것"이라며 "미국 정부가 이미 공개적으로 디지털 장벽을 여러 차례 언급해 온 만큼 그냥 넘어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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